코로나에 휘청인 1위 선글라스 업체… 면세점도, 증권사도 당혹

김무연 기자I 2020.07.23 12:10:34

베디베로 14일 회생 신청… 관계사 B&D 3월 회생 돌입
스타 마케팅으로 급성장했다 코로나19 직격탄 맞아
면세점, 베디베로 등 회생으로 반품 대금 등 회수 난항
한국투자증권, B&D 투자 펀드 판매했다 불똥

베디베로 모델인 가수 아이유(사진=베디베로)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1위 선글라스 유통업체 세원아이티씨 관계사들이 줄줄이 회생절차에 들어가 면세점 운영사들이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해당 회사들로부터 받아야 할 반품, 프로모션 대금 등을 회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선글라스 제작·유통사 베디베로는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 20일 법원은 포괄적 금지 명령 처분을 내려 채무자 강제집행을 금했다.

베디베로는 국내 수입 선글라스 시장 점유율 1위인 세원아이티씨가 2013년 론칭한 자체 브랜드 선글라스 업체다. 세원아이티씨 최대주주인 이홍재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베디베로는 이종석, 송혜교, 아이유 등을 기용한 스타 마케팅으로 단기간 내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백화점은 물론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에 납품을 하며 젠틀몬스터, 카린 등 국내 선글라스 업체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지금까지 베디베로는 전 세계 25개국에 수출을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 9개 도시에서 매장 55개를 보유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인정받아왔다. 실제로 2017년 226억원이던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356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올해 초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베디베로의 사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회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아이웨어 브랜드가 난립하며 경쟁체제가 심화한 데다 코로나19로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판매량 급격히 줄었다”라며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도 적시에 하지 못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라고 설명했다.

베디베로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베디베로와 거래를 하던 면세점들은 회사로부터 받아야 할 반품 대금, 할인 등 프로모션 비용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당 20억~30억원 가량의 미수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면세점 온라인 몰에서 판매 중인 베디베로
더욱이 톰포드 등 유명 브랜드 아이웨어를 수입해 유통하던 베디베로의 관계사이자 세원아이티씨의 자회사 브라이언앤데이비드(B&D) 또한 지난 4월 회생을 신청한 터라 실질적인 미수금 규모는 더욱 클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면세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베디베로와 B&D의 회생 신청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일부 미수금 문제가 있지만 회사에 타격이 갈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향후 회생절차 추이를 보고 법적인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베디베로와 B&D의 회생을 기점으로 향후 면세업계와 공생하는 다른 기업들도 법원을 찾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글라스 유통 시장을 석권해온 세원아이티씨 관계사들의 잇단 기업 회생 신청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라면서 “세원아이티씨 등과 비슷한 사업 전략을 구사하는 아이웨어, 패션 업체들이 흔들리면 면세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증권업계에서도 베디베로와 B&D의 법적 회생절차 돌입으로 유탄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B&D가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한 한국투자증권 등은 B&D의 회생 신청 등으로 사실상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를 고려할 당시 B&D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던 회사였다”라면서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회사 실적이 악화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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