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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장전 국내 진단기업들,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정조준

김명선 기자I 2021.12.01 13:55:07

현금 두둑해진 기업들
코로나19로 매출 뛴 영향
코로나 의존도 벗어나야한다는 지적
분자진단 강화하고 환자맞춤형 진단 서비스 시장 진출
‘개인맞춤형 정밀 의료’가 핵심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진단업체들이 실탄을 꾸준히 장전하고 있다. 이러한 현금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목할 이들 기업이 정조준하는 것은 결국 ‘개인맞춤형 정밀 의료’다.

◇코로나19로 현금 두둑해진 진단업체들


진단업체들의 현금이 두둑해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젠(096530)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3분기 말(연결 재무제표 기준) 약 3839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3081억원 대비 약 24.6%(약 758억원) 증가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도 마찬가지다. 올해 3분기 SD바이오센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065억원 가량이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말 2432억원, 올해 2분기(6월) 5078억원으로 보유한 현금을 꾸준히 늘렸다.

다른 진단업체 상황도 비슷하다. 휴마시스(205470)의 3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43억원에서 421.7%(603억원) 오른 746억원이다. 같은 기간 랩지노믹스(084650)는 378억원에서 455억원으로 뛰었다. 수젠택의 경우 지난해 말 166억원, 올해 6월 251억원, 9월 470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영향이 작용했다. 씨젠의 3분기 누적 매출은 9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6%(2773억원) 늘었다. SD바이오센서는 7552억원에서 2조4862억원으로 229.2%(1조7310억원) 뛰었다. 같은 기간 휴마시스도 232억원에서 1479억원으로 증가했다. 랩지노믹스와 수젠텍의 3분기 누적 매출은 각각 878억원에서 1414억원, 287억원에서 515억원으로 늘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들 기업에 새로운 전략은 필수다. 대장주인 씨젠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은 1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했고, SD바이오센서의 영업이익도 2783억원에서 2495억원으로 10.3% 떨어졌다.

휴마시스, 랩지노믹스와 수젠텍의 영업이익 상황은 좀 낫다. 휴마시스 영업이익은 8억원에서 698억원으로 뛰었다. 랩지노믹스는 101억원에서 292억원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젠텍은 10억원에서 186억원으로 1760% 뛰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특수가 영원하지 않다는 고민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향점은 ‘개인맞춤형 정밀 의료’

신성장 동력을 위한 재원을 확보한 기업들이 현금을 어떻게 쓸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이들 업체는 ‘개인맞춤형 정밀 의료’를 눈여겨보는 모양새다. 씨젠과 SD바이오센서 등 대장주는 분자진단 영역을 강화한다. 분자진단은 바이러스의 유전체 정보를 담고 있는 DNA와 RNA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질병 진단뿐 아니라 조기 진단은 물론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 그 이외의 기업은 환자맞춤형 진단 서비스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하는 모습. (사진=김태형 기자)
씨젠은 분자진단 시약 플랫폼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씨젠 관계자는 “분자진단 개발 플랫폼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 연구자, 연구소가 타깃이다. 8개의 해외 법인을 통한 영업망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SD바이오센서는 새로운 분자진단 제품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SD바이오센서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플랫폼 기반으로 분자진단 장비 ‘M10’을 해외 출시했고, 곧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며 “타 기업 인수 관련 장기 계획은 있지만 아직 가시화된 부분은 없다”고 했다.

그 이외의 기업은 환자 맞춤형 서비스 시장을 노린다. 휴마시스는 현장진단기기(POCT·Point of care testing) 시장을 점찍은 분위기다. POCT는 환자가 직접 현장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조기 검진과 예방에 큰 역할을 한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코로나 대응이 중요하겠지만 향후 POCT 플랫폼 관련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사업에 집중할 것 같다”고 전했다.

랩지노믹스는 개인유전체분석 서비스(PGS)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코로나 검체진단 서비스 강화와 동시에 환자 맞춤형인 PGS 시장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비만 유전자를 진단하는 등 가벼운 질환을 대상으로 해당 시장에 침투하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수젠텍 역시 본인이 직접 호르몬 변화량을 측정하는 디지털 진단 플랫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시기 ‘진단’으로 곳간을 채웠다면, 앞으로는 반대로 ‘예방’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지수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진단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어 체외진단시장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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