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1위 ‘딤채’ 삼성·LG 경쟁 속 부진..에어컨·공청기로 활로 모색

김종호 기자I 2019.04.24 12:15:00

40% 달하는 시장 점유율에도 판매단가 하락에 매출 줄어
에어컨·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사업 비중 확대에 사활
1년 새 생활·주방가전 매출 비중 30%에서 40%로 늘어
"에어컨·공기청정기 판매 급증..딤채 의존도 낮춘다"
지난해 인수한 대우전자도 신(新)가전 집중

김혁표 대유위니아 대표가 지난 1월 에어컨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유위니아)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딤채’ 브랜드로 20년 넘게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온 대유위니아(071460)가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치냉장고를 두고 대기업인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와의 경쟁 심화에 따라 실적 악화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대유위니아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매출 비중을 절반까지 끌어올려 사업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573억원,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 13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대유위니아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5년 만이다.

이같은 실적 악화에는 그동안 주력 제품으로 효자 노릇을 했던 김치냉장고 사업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유위니아는 1995년 딤채를 출시한 이후 20년 넘게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점유율은 38%에 달한다. 하지만 유지되는 높은 점유율과는 달리 수익성은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인해 판매 단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유위니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3367억원이었던 대유위니아의 김치냉장고 매출액은 지난해(2940억원) 3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김치냉장고 사업 부진에 따라 2017년 191곳이었던 전국의 대유위니아 유통점은 지난해 178곳으로 줄었다. 지난 3월에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공격적인 할인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어 딤채 역시 판매 단가 조정이 이뤄지며 매출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냉장고 사업 부진이 깊어짐에 따라 대유위니아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사업 비중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이미 대유위니아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프리미엄 냉장고와 제습기, 전기주전자,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등으로 사업군을 확대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여름철 무더위와 최악의 미세먼지로 인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판매가 급증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올해도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둘레바람 에어컨 신제품과 2019년형 위니아 공기청정기, 차량용 공기청정기 등을 출시하고 시장을 공략 중이다.

최근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 매출이 뛰면서 김치냉장고를 제외한 생활·주방가전 매출 비중도 2017년 30.7%(1543억원)에서 2018년 41.0%(2283억원)로 1년 새 1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앞서 김혁표 대유위니아 대표는 지난 1월 에어컨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60~70%에 달하는 딤채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사업 전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제습기에 집중해 딤채 의존도를 낮주고 이들 사업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지난해 1~3분기 적자에서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선 상황”이라며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 매출 확대에 따라 올해에는 모든 분기별 흑자 기록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유그룹이 지난해 2월 인수한 대우전자도 기존 주력 사업인 TV와 세탁기 등 부진이 이어지자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갖춘 복합 오븐과 소형 의류 건조기 등 신(新) 가전 영역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보다는 멕시코와 중국, 말레이시아 생산 공장을 거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더 공을 들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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