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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왜?” 160만개 팔린 민음사빵 퇴장…편의점 ‘히트앤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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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10.07 08: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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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개 흥행에도 마지막 발주 마감
인기 정점서 접고 후속작 기대 남겨
짧아진 유행에 생산·재고 부담 고려
한정 판매·새 협업으로 고객 발길 잇기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잘 팔릴 때 접고, 곧바로 다음 흥행작으로 바통을 넘긴다. 편의점업계가 빠르게 바뀌는 유행에 맞춰 협업 상품의 판매 시기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출시 한 달 반 만에 160만개 넘게 팔린 GS25 ‘민음사빵’도 품귀 속에서 발주를 마감했다. 인기가 식기 전에 물러나 후속작의 기대를 남기고, 새 협업으로 고객의 발길을 이어가는 ‘히트앤런’ 전략이다.

편의점 GS25와 출판사 민음사가 협업해 선보인 이른바 '민음사빵'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GS리테일).
편의점 GS25와 출판사 민음사가 협업해 선보인 이른바 '민음사빵'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GS리테일).


160만개 팔고도 접는다…민음사빵 ‘정점 퇴장’ 계산

7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이날 마지막 발주를 끝으로 민음사빵 판매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민음사빵은 GS25가 출판사 민음사, 캐릭터 지식재산권(IP) 브랜드 ‘오늘의 귀여움’과 손잡고 지난 8월 21일 내놓은 협업 빵이다. 세계문학전집·시집을 활용한 책갈피 20종 중 하나를 무작위로 넣어 ‘텍스트힙’과 수집 수요를 끌어들였다.

당초 기대치를 크게 웃돈 흥행이다. 9월 말까지 판매 목표는 40만개였지만 지난달 말 누적 판매량은 160만개를 넘어섰다. 판매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도 판매율은 100%에 달했다. 그럼에도 GS25와 민음사, IP사, 제조사는 판매를 늘리는 대신 이번 협업을 마무리하는 데 합의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운영 중단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이 적정한 종료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정점 퇴장’이다. 인기가 높은 시점에 판매를 접어야 소비자에게 다시 구매하고 싶은 기대가 남는다는 판단이다. 반대로 매대에 재고가 쌓이고 관심이 시든 뒤 내리면 ‘한물간 상품’이라는 인식이 굳는다. 이번 상품을 얼마나 더 팔 수 있느냐보다 다음 협업에서도 관심을 끌 수 있느냐를 함께 따지는 것이다. GS리테일도 민음사와의 후속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여기에 생산·재고 부담도 작용했다. 흥행에 맞춰 생산을 계속 늘렸다가 인기가 꺾이면 남은 물량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책갈피나 포토카드처럼 굿즈 수집이 반복 구매를 이끄는 상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구성을 모은 뒤에도 같은 수요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히트앤런’은 협업 브랜드의 신선함을 남기면서 유행이 지나간 뒤 떠안을 부담을 줄이는 선택이기도 하다.

짧아진 유행, 빨라진 교체…롱런보다 단타가 유리

이 같은 전략의 밑바탕에는 빠르게 바뀌는 소비 트렌드가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단숨에 흥행해도 다음 유행으로 관심이 옮겨가 장기 판매를 장담하기 어렵다. 올해 초 품귀를 빚었던 두바이쫀득쿠키가 대표적이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재료인 피스타치오 수입량은 올해 2월 731t에서 7월 54t으로 5개월 만에 92.6% 줄었다. 흥행 당시 수요에 맞춰 생산과 물량 확보를 이어갈 때의 위험을 보여준다.

판매 기간을 짧게 정해 화제를 집중시키는 방식은 다른 편의점에서도 나타난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CU는 자체 앱 ‘포켓CU’에서 SNS 화제 상품과 한정판을 최대 7일 동안 판매하는 ‘위클리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인기 상품을 상시 진열하는 방식과 달리 제한된 기간에 구매 수요를 모으고 다음 기획전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짧은 판매 주기로 희소성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상품을 확인하려는 고객이 앱을 다시 찾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잘 접는 것만큼 다음 타자를 준비하는 속도도 중요하다. GS25는 민음사빵 마지막 발주일인 7일부터 ‘한정선 피스타치오 찹쌀떡’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지난달 3일 출시한 1탄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이 누적 70만개 팔리며 9월 GS25 배달·픽업 전체 매출 1위에 오르자 이달 15일 후속작을 선보이는 것이다. 민음사빵의 발주를 마감하는 날 다음 흥행을 노리는 상품의 예약이 시작된 셈이다. 상품 교체와 후속작 출시로 흥행작을 찾아 점포와 앱을 드나드는 발길을 붙잡으려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유행 상품은 판매가 급증해도 그 인기가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당장의 매출을 더 올리는 것과 다음 협업의 기대감을 남기는 것 사이에서 판단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화제 상품이 점포와 앱으로 고객을 끌어오는 만큼, 한 번의 흥행을 다음 구매로 이어가는 기획력이 편의점 경쟁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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