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잇단 사고로 일본 항공업계가 비상이다.
일본 항공사 ANA와 일본항공(JAL)은 미국 보잉 787기의 운항을 당분간 중단했다. 일본의 최신 기술을 담고 있는 보잉 787기의 인도 지연 우려가 불거지면서 일본 부품업체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보잉 787기에서는 올들어 모두 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ANA, 아시아 1위 자리 넘보다 787에 발목 잡혀
ANA는 지난 2011년 11월 “우리가 가장 먼저 비행한다(We fly first)”는 구호를 내걸고 보잉 787기를 세계 최초로 취항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총 66대의 787기를 발주한 ANA는 현재 17대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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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신이치로 ANA 사장은 당시 “787 도입으로 아시아 제1의 항공사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787기의 잇따른 사고로 미 연방항공국(FAA)이 787의 설계 및 제조를 포함한 포괄적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제조업체 보잉으로부터의 항공기 인도는 지연될 수 있다.
ANA 보유 항공기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총 227대로 787기 운항 중단을 단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목표 달성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ANA의 2012회계연도 연결 영업이익은 1100억엔(약 1조3100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JAL은 19% 감소해 1650억엔(약 1조9700억원)을 기록했다.
◇‘日제조업의 굴욕’..787 기체부품 35%가 일본산
항공사 뿐만 아니라 부품업계도 울상이다.
미국 보잉사가 제작해 일본 항공사들이 운항하고 있는 보잉 787기 부품의 35%가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제품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주축 날개, 후지쓰중공업은 중앙 날개, 야마자키중공업은 항공기의 앞부분 동체, IHI는 엔진 부품, 도레이는 탄소섬유복합재, 브릿지스톤은 타이어 등을 보잉에 787기 용으로 납품하고 있다.
지난 16일 일본에서 비행 도중 기내에 연기가 들어차 긴급 착륙하는 사고를 낸 ANA의 야마구치발 도쿄행 보잉 787기 심장부인 전기실의 메인 전지(리튬이온전지)는 교토에 본사를 둔 GS유아사의 제품이다.
이들 업체는 아직 보잉측에서 생산 계획 변경 등의 통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FAA의 조사 이후 설계나 생산계획을 재검토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부품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오오우치 타쿠 SMBC닛코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향후 생산대수가 감소하면 실망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잉 787기는 시험 비행에서 문제가 발생해 ANA의 첫 인수도 3년 이상 늦어졌다”며 “당시 설비투자를 먼저 끝낸 일본 기업들은 출하가 막혀 한동안 어려움을 겪다 이제 간신히 숨통이 트였는데 다시 한번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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