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시작되자 제보자 협박
경찰 조사 도중 병원에 입원...조사 기간 길어질 듯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포항시 구룡포의 한 폐양식장에서 고양이 여러 마리를 잔혹하게 학대하고 일부를 숨지게 해 공분을 일으킨 20대 남성이 사건을 경찰과 동물보호단체 등에 알린 제보자들을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를 받던 A씨는 현재 신병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 포항시에서 발생한 고양이 학대사건에서 살아남은 고양이가 구조되고 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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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북 포항 남부경찰서는 20대 남성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2일 불구속 입건했다. A씨의 범행은 A씨가 고양이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모습을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이를 본 제보자들이 경찰과 동물보호단체에 신고를 했고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또 다른 시민들은 사설탐정까지 고용해 범행 장소와 범인 A씨를 특정, 경찰에 인계했다.
제보자들은 이 과정에서 A씨로부터 협박성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제보자 B씨는 “범인이 사설탐정에게 잡힌 이후 협박 메시지를 한번 보냈고, 경찰서를 다녀온 후에도 이틀 동안 협박을 하다 병원에 들어갔다”며 “협박건은 이번 학대 사건과 함께 지난주 화요일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 포항 구룡포 고양이 학대사건의 범인이 제보자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사진=제보자 B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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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제보자들이 A씨에게 받은 메시지를 보면 “동물단체와 경찰에 제보한 거 다 봤다”, “네 살이랑 가죽도 고양이처럼 벗겨주겠다” 등 도 넘은 내용들이 가득하다.
제보자들은 A씨가 병원에서 퇴원하는 즉시 보복을 할 수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B씨는 “범인이 아마 퇴원하는 대로 날 찾아와 희생된 고양이들처럼 만들 것”이라며 “범인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인 내가 어떻게 20대 청년을 이길 수 있겠나. 사실 두렵고 무섭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이후 외출도 혼자 못하고 수면제 도움을 받아야만 잠을 잘 수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폐양식장에서 취미로 고양이 해부를 즐기던 학대범을 강력히 처벌해 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14만7938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은 오는 21일 마감된다. 뿐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동물학대 범죄 양형기준 마련을 직접 건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잔혹한 동물학대 범죄가 반복되면서 범죄자들을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법원의 실제 판결은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