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대전여고 2학년에 대학중인 김유진(17) 양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한글 입력에 큰 불편함을 느꼈다.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자꾸만 오타가 생겼고, 좀더 쉽게 입력하는 방법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김 양은 ‘터치’방식이 아닌 ‘드래그(drag)’방식을 이용한 한글 입력에 관심을 가진 끝에 9개의 자판 만으로 한글 입력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입력기를 만들어 냈다.
두 학생의 발명 계기는 우연이었다. 그저 일상 생활 속에서 불편함을 느꼈고, 스스로 바꿀 방법을 찾던 것이 하나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발명의 결과로 정 군은 국립중앙과학관이 주최한 제 3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출품작 299점 가운데 대통령상을, 김 양은 국무총리상을 받게 됐다.
정 군은 이너지퍼를 제작하면서 슬라이더 모양을 변형하는 등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었고, 모형제작업체를 찾는 데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 학업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해보다 내신성적이 약간 떨어지기도 했다.
과학과 수학 성적이 뛰어난 정 군은 “따로 학원을 다닌 적은 없다”며 “학교에서 배운 걸 공부하고, 어릴 때부터 과학을 좋아해서 책을 많이 읽었다”고 말했다.
김 양은 정 군보다는 조금 수월한 편이었다. 김 양 역시 따로 발명에 대해 배운 적이 없어 프로그램 설계나 디자인은 직접 했지만 구현하는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인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고, 안드로이드 마켓 전용 프로그램은 외부에서 주문해 제작했다. 김 양의 스마트폰에는 이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 프로그램은 정전식이나 감압식 터치방식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영문 자판은 기존 쿼티(QWERTY) 자판이 더 유용하다고 느껴 일부러 제작하지 않았다.
두 학생은 발명을 통해 이전보다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고 말한다. 정 군은 “평소에 너무 불편을 느낀 나머지 시작한 발명이었는데, 시야가 더 넓어지게 됐다. 다른 출품작들을 보면서도 많은걸 느꼈다”고 말했고, 김 양은 “지금까지 진로는 생명공학쪽으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발명을 계기로 화학이나 컴퓨터공학 쪽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심사를 맡았던 임창영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두 학생의 작품은 모두 당장 상용화될 수 있을 정도로 실용적”이라면서 “한글입력기 어플의 경우는 한자 입력시에도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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