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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런던 비중은 18.1%에서 32.1%로 뛰어 최대 보관처가 됐다. 네덜란드 국내 보관분은 30.8%다. DNB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말 기준 612.4t으로 722억유로(113조 7800억원)어치에 달한다.
DNB는 금 보관처를 여러 나라에 고르게 분산해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올라프 슬레이펜 DNB 총재는 “이번 이전으로 우리 금 보유고의 거래 용이성이 개선됐다”며 “쓸 일이 결코 없기를 기대하지만 회복력과 대비 태세는 강화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런던은 실물 금 거래의 세계 최대 중심지로 매주 9000억달러(1224조원) 이상이 오간다. DNB는 영란은행에 맡긴 금이 “세계에서 가장 쉽게 거래할 수 있는 금으로 평가된다”며 위기 상황에서 다른 대륙에 있는 금보다 훨씬 빨리 꺼내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을 옮기는 방식은 복잡했다. DNB는 뉴욕과 오타와에서 실물 금괴 27t만 네덜란드 자이스트로 실어 날랐고, 이후 같은 수량·품질의 금을 런던으로 옮겼다.
금괴를 녹여 다시 만들 필요는 없었다. 나머지는 뉴욕에서 팔고 런던에서 새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DNB는 “매매와 실물 운송을 결합해 복잡한 실물 금 이전에 따르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서양을 어떻게 건넜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유럽 정치권과 납세자 단체들이 미국에 맡긴 금을 되찾아오라고 요구해온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를 믿기 어려운 만큼 대서양 양안의 긴장이 더 커지면 미국이 유럽 국가들의 금을 압류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DNB는 ‘지정학적 불안’이 어느 나라를 겨냥한 표현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세계 교역에 충격을 주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캐나다도 철강·알루미늄·목재·자동차에 이어 지난달 200억달러(27조 2000억원) 규모 제품에 50% 추가 관세를 맞는 등 미국과 관세 분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에 보관하던 금을 전량 인출했다. 당시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프랑스도 매도 후 재매입 전략을 써 110억유로(17조 3349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금을 쌓아두려는 움직임은 중앙은행 전반의 흐름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집계에 따르면 금은 지난해 미 국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준비자산 자리에 올랐다. 금값은 최근 1년 사이 25% 뛰어 현재 트로이온스당 4364달러(594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모든 나라가 미국에서 금을 빼내는 것은 아니다. 세계 2위 금 보유국인 독일은 2013년 700만유로(110억원)를 들인 고강도 보안 작전으로 파리와 뉴욕에서 674t을 프랑크푸르트로 옮겼지만, 지금도 분데스방크 금의 3분의 1가량은 뉴욕에 남아 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지난 5월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연은에 금이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추가 반환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뉴욕연은에서 금이 특별한 법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그 지위를 흔들어 금융시장의 신뢰를 위태롭게 한다면 결국 미국 자신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