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임원들에 대한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하고 결정했다고 알렸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제도다. 목표달성장려금(TAI)과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OPI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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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에 따라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각각 선택해야 한다. 이 주식은 1년 후인 내년 1월 실제 지급된다. 지급 받은 주식은 부사장 이하는 지급일로부터 1년간, 사장단은 2년간 팔 수 없도록 했다. 지급 약정일 기준으로 보면, 상무와 부사장은 2년간, 사장단은 3년간 매도가 제한되는 셈이다.
특히 1년 뒤 주가(내년 1월 기준)가 약정 체결 당시와 같거나 상승하면 약정 수량대로 받을 수 있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하락률만큼 지급 주식 수량도 줄어들도록 했다. 예컨대 1년 뒤 주가가 10% 하락할 경우 약정 주식 수량의 90%만 받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초유의 대책을 내놓은 것은 임원들의 업무 목표를 더욱 명확히 하는 등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임원 성과급을 주가와 직접 연계한 것은 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 외에 주가 관리를 강화해 주주 중시 경영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 지난해 7월 당시만 해도 주당 9만원에 육박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5만원 초중반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조치는 기업가치 제고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는 이같은 초과이익성과급 주식보상제도를 일반 직원에 적용하는 안까지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련 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주식 보상 선택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직원의 경우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 지급 수량 차감은 고려하지 않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각 사업부별 OPI 지급률도 확정 공지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OPI는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모두 14%로 책정했다. 완제품(DX)부문의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44%,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27%로 각각 정해졌다.
실적이 부진했던 생활가전(DA)사업부를 비롯해 네트워크사업부, 의료기기사업부는 각각 9%로 확정했다. 경영지원실과 하만협력팀, 삼성리서치는 각각 37%로 확정했고, 한국총괄은 34%로 책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날 중 지급률을 공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