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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주요 항구들이 최근 인도 출신 또는 인도를 거친 선원들의 입국을 거부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보건당국은 6일 기준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사상 최다인 41만 2262명을 기록해 누적 확진자수가 2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사망자수는 3980명 증가해 누적 사망자수가 23만168명을 기록했다. 전날에도 신규 확진자수가 38만명, 사망자수가 38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처럼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은 최근 인도에서 온 선원들을 자국에 들이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인도와 인접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온 선원에 대해서도 입항을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 저우산 항구에서도 최근 3개월 동안 인도나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선박 및 선원에 대한 입항을 금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인도에서 오는 선원들이 탑승 전 검역을 받았음에도 해상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실례로 남아프리카 항만 당국은 이번주 인도에서 남아공 더반에 도착한 선박에서 14명의 필리핀 선원들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격리됐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의 수석 엔지니어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선원 공급업체 시너지 마린 그룹의 라제시 운니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엔 선박 내 선원이 감염되는 경우가 1~2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단시간에 전체 선박이 빠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선방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제는 각국의 이같은 조치가 글로벌 해운업계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가 필리핀, 중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원을 공급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세계운송회의소(WCT)에 따르면 전세계 약 160만명의 선원들 중 24만명(15%)이 인도 출신이다.
해운업계에선 인도에서 온 선원의 입항을 규제할 경우 전세계 무역의 80%까지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선원 관리업체 인터매니저의 마크 오닐 대표는 “지난 3월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일어났던 공급망 중단 사태는 선원 부족에 따른 문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