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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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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출판팀 기자I 2011.04.19 16:02:53

세계분쟁사를 한 눈에 그린 히로세 다카시의 "분쟁지도"

[이데일리 교육출판팀] 전쟁(戰爭)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 전쟁은 ‘내 문제’가 아니다. 신문에서 내전(內戰)보도가 연일 기사화돼도, 당면한 연봉협상, 자식교육, 전세대란 등의 문제해결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전쟁 경험여부와 관계없이, 과거 수십 년간 발발해온 전쟁의 실태를 알고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는 사회 문제의 본질’ 에 관심을 가진다면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에 대한 히로세 다카시의 의문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군사학의 경전이라 불리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바탕으로, 전쟁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대해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이란 상대방을 복종시키기 위한 폭력행위다’ 고 정의하며 전쟁의 냉정함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전개하는데, 저자는 이에 대해 ‘놀랄 만한 진리를 파헤치고 있지만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대답은 숨겨져 있다’ 며 클라우제비츠가 말하지 않았던 미완의 대명제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책의 원제가 『클라우제비츠의 암호문』인 것과 같이 히로세 다카시는 전쟁론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다. 특히 저자는 1만 꼭지가 넘는 신문 기사와 보도자료, 수백 점에 이르는 책과 자료를 검토해 1945년 이후 일어난 세계분쟁사가 지도로 작성해 47장의 ‘분쟁지도’로 구성했다. 이는 이 책의 백미이자 저자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역사의 소산’이다.

이 책은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 무엇을 이용해서 전쟁을 하는가 또는 무엇을 이용해 학살했을까 → 누구의 지시를 받아 전쟁을 하는가 또는 누가 전쟁을 원하는가라고 차곡차곡 논법을 쌓아올리면서. A(Atomic 핵무기), B(Bio 생화학무기), C(Chemical 화학무기), D(Dynamite 재래식 화약무기), E(Edge 날붙이무기)로 통칭한 각종 무기가 인간에 미친 피해 사실은 물론 각국 군사첩보기관의 교육과정 및 활동, 그리고 루머의 창작과 보급을 통해 전쟁론이 바이러스처럼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전쟁은 흔히 말하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히로세 다카시는 ‘전쟁을 지향하는 의지’를 가진 몇몇 소수의 ‘클라우제비츠형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을 부추겨 전장으로 내몰고 결국 피투성이 역사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조사한 분쟁지도를 바탕으로 그동안 전쟁들이 모두 이들의 ‘사업’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사실상 분쟁지도의 연속성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클라우제비츠형 인간’들은 ‘A프로젝트’를 완성하면 곧장 ‘B프로젝트’를 착수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그저 단순히 연속적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전체 프로그램이 그들의 ‘수입’을 위해 원활하게 진행되었으며, 동시에 금융사업과 무기사업을 통한 또 다른 이익을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 전쟁을 을으키고 있다” 고 한다. 저자는 전쟁과 그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자본과의 연관성을, 이 책을 발표하고 난 2년 뒤 펴낸 『제1권력 :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왔는가』과 『붉은 방패』 등의 저서 등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증명하였다.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는 1984년 일본 신쵸샤에서 초판이 출간되어 지금까지 5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평화운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해 왔는데, 이 책은 1992년 출간된 증보판을 옮긴 것이다. (히로세 다카시 지음/위정훈 옮김/프로메테우스출판사 펴냄/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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