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의 사당동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서모(34)씨는 오픈채팅방을 통해 바퀴벌레 등을 잡아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 바퀴벌레와 같은 벌레를 잡아달라고 의뢰하는 사람이 많아 시간 대비 짭짤한 소득을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뛰어들었다고 했다. 스무 번 가까이 한 아르바이트로, 한 번 벌레를 잡아줄 때 2만~8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서씨는 “의뢰자 집에 찾아가서 냉장고를 옮기면서까지 바퀴벌레를 잡았더니 고맙다고 3만원을 더 얹어주신 분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오히려 최근에 벌레 잡는 사람이 많아져 아쉽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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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를 잡아달라는 공급이 늘면서 서씨처럼 잡아주겠다는 이들도 많다. ‘24시간 항시 대기, 바퀴벌레 잡아 드려요’라고 적은 한 사람은 바퀴벌레를 잡는 데는 2만~10만원을, 살충제 뿌리기에는 1만원을 제시했다. 오픈채팅방에도 ‘24시간 바퀴벌레 잡아드립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제목의 글을 올린 A(31)씨는 “바퀴벌레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기도 하고 SNS에 잡아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시작하게 됐다”면서도 “집이 영등포 쪽이라 이 지역에서 한정해서 1건당 3만원을 받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퀴벌레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지난 21일 서울에 기상 관측 시작 이래 가장 빠른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하면서 러브버그(사랑벌레·붉은등우단털파리)의 급증과 함께 이를 퇴치해 달라는 문의도 많다. 한 작성자는 1만원을 걸고 ‘러브버그 잡아주실 분 구합니다’, 또 다른 작성자는 3만원을 걸고 ‘러브버그 잡아주실 분’을 구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러브버그 퇴치법을 공유해달라’는 글도 이어지고 있으며, 댓글에는 러브버그에 최적의 파리채와 트랩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방역업체들도 폭염 등으로 벌레 출몰이 늘면서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가정에 방문해 방역 서비스를 하는 한 세스코 관계자는 “작년 여름보다 바퀴벌레 방역 건수가 체감상 2배 정도 많다”면서 “일시 방역뿐 아니라 정기 방역도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