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컵
X

[VIK파문]돈벌어도 허탕…수익중 35%가 수수료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기덕 기자I 2015.11.26 12:00:00

일반서 투자금 모아 임직원 명의로 투자
법외 조합 결성해 투자..자금·구성원 파악 불가
VIK S사 투자수익 중 35%를 수수료로 떼가기도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는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추가 자금모집을 중단하고 투자조합 청산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VIK에 맡긴 돈을 정상적으로 되찾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VIK가 끌어모은 자금을 어떤 경로로 어느 기업에 투자했는지 파악할 수 없을 만큼 자금흐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다. 게다가 수익은 커녕 원금회수도 불투명한 곳도 여럿이어서 투자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인·허가없이 진행한 사업이어서 정부 차원의 피해구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 모아 임직원 명의로 투자

VIK 피해자대책위원회에 따르면 VIK가 모집한 투자조합의 수는 56개나 된다. 이중 VIK가 중소기업청에 정식으로 등록한 투자조합은 6개 뿐이다. 중기청에 등록된 투자조합마저도 투자약정 조건이 조합마다 다른데다 모집한 자금 중 실제로 기업에 투자된 금액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비등록인 50개 조합은 아예 감독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어떤 형태로 구성돼 어디에 자금을 투자했는 지 VIK 외에는 투자자도 모른다.

대표적 사례가 코스닥 상장을 앞둔 유망 바이오 벤처업체인 S사에 대한 투자다. VIK는 이 업체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8개나 되는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약정 조건은 조합마다 다르다. 하지만 S사 주주명부에는 8개 투자조합이 아닌 VIK가 주주로 등재돼 있다. VIK는 8개 투자조합을 통해 끌어모은 자금을 자사 명의로 집행했다. 이 때문에 VIK가 보유한 S사 지분 중 VIK와 투자조합 몫이 각각 얼마나 되는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법인명이 주주로 등재돼 있다는 것은 법인이 자기자본으로 투자를 한 것이라고 봐야한다”며 “투자조합을 통해 자금을 모집한 뒤 자사 명의로 투자하는 방식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개별 조합의 구성도 확인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례로 8개 투자조합 중 중기청에 등록된 ‘JNC개인투자조합’은 전 조합원이 VIK 임직원들이다. 자금을 모은 뒤 VIK 직원들이 투자자를 대리해 조합을 구성했다. 조합원의 수가 49명을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쓴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투자조합내 자기 지분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수익이 발생해도 본인이 받아야 할 수익금 규모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

이종건 법무법인 이후 변호사는 “투자조합 구성 자체가 불투명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니 투자자가 자신이 받아야 할 수익금이 얼마나 되는 지 가늠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민사 소송 과정에서 각 조합 투자자들마다 개별 채권자 집단을 구성해 다투게 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JNC개인투자조합 취소 명령 직후인 13일 VIK 모집인들이 밴드 모임에 공지한 내용 자료: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 대책위원회
‘배보다 큰 배꼽’ 수익금 중 35%가 수수료

중기청은 지난달 29일 등록한 투자조합의 조합원과 실제 투자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중기청에 등록한 6개 투자조합에 해산명령을 내렸다. VIK는 S사에 투자한 8개 조합 중 중기청에 등록한 2개 조합을 청산했다. 나머지 6개는 익명투자조합이어서 중기청 등록 대상이 아니다. 익명조합은 투자한 지분에 대해서만 손실 등의 책임을 지는 익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는 조합이다. 세제혜택이 없는 대신 등록 없이 결성할 수 있다.

청산과정에서도 수익배분 문제가 불거졌다. VIK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급등한 S사 지분을 매각해 발생한 수익 중 65%만 투자자에게 배분했다. 나머지 35%는 수수료 명목으로 VIK가 가져갔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VIK 측은 “당초 약정대로 진행한 것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수익 배분 근거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중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투자조합에 대해서도 창업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에 준하는 지침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중기청은 불법을 저지른 투자조합 조합원에 대해 조합 결성 금지 등 행정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용순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개인투자조합을 양성화시켜 전문가들이 시장을 이끌 수 있도록 법 개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의도적으로 인·허가를 피해 불법으로 자금을 운용한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VIK는 인·허가를 받지 않은 만큼 제도권 금융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제도권 바깥의 금융을 감독하는 데는 현재 법령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유근일 기자 ryuryu@edaily.co.kr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