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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냐 구태냐, 오픈프라이머리에 숨은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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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15.08.26 16:10:22

김무성 "오픈프라이머리 당론으로 그대로 추진키로"
현역 국회의원 기득권 지키기 '구태' 반발도 상당해
법 개정한 완전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쉽지 않을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천안=강신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천 탈락의 아픔이 적지 않다. 이번 19대국회도 처음부터 들어온 게 아니었다. 공천에서 탈락해 지난 2013년 4월 재보궐선거(부산 영도)를 통해 당선됐다.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초 공천작업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마련한 ‘현역의원 25% 컷오프’에 걸렸다. 그의 지역구였던 부산 남구을은 전략공천 지역이 됐다.

김 대표는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때는 친박계(친박근혜계) 핵심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그는 19대 총선 공천 탈락 땐 예상을 깨고 탈당하지 않았는데, 18대 공천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당을 뛰쳐나갔고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복당했다.

김 대표가 내년 총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까지 하는 것은 이런 개인사(史)가 자리하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쉽게 말해 ‘체육관 경선’이다. 당원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구 유권자라면 누구나 일정 장소에서 열리는 정당의 선거후보자 선출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다.

김 대표는 “공천을 받으려면 권력자에 줄서지 말고 지역에서 뽑혀오라”는 신념을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구현하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정치개혁으로 여기고 있다.

다만 그의 생각과 달리 일선 현장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현역 기득권 지키기’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엄연히 있다.

김무성 “오픈프라이머리 당론으로 그대로 추진키로”

김 대표는 26일 충남 천안에서 연 당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공천제가 관철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당 의원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박수로 인정해줬다”면서 “국민공천제를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를 국민공천제로 바꿔부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민공천제 관철이 포함된 결의문도 채택했다.

새누리당의 당론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나경원 의원이 당 의원 114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4월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지급받는 정당은 임기만료에 의한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의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해 선거권이 있는 국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당내경선(완전국민경선)을 실시할 수 있고 완전국민경선을 실시하는 정당은 경선운동, 투표 및 개표에 관한 사무의 관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내년 총선부터 우선 도입하자는 것이다. 나 의원은 “현재 공천은 투명성과 공정성, 개방성 등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면서 “예비후보의 선거운동 기간을 현행 선거일 전 120일에서 1년으로 바꿔 정치신인에도 충분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내세우는 오픈프라이머리의 명분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만악(萬惡)의 근원”인 공천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의 부작용도 있지만 그럼에도 낡은 공천 관행보다는 더 낫다는 생각이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부르짖는 자체가 정치적으로 득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설령 ‘없던 일’이 된다고 해도 여야간 총선구도가 ‘개혁 대 반개혁’으로 짜여질 수 있다”고 했다. 더욱이 김 대표는 여권내 유력 대선주자다.

현역 국회의원 기득권 지키기 ‘구태’ 반발도 상당해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개혁을 빙자한 구태라는 지적도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역 의원이 절대 유리한 구도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를테면 현역 의원은 의정보고 등으로 언제든 자신을 알릴 수 있지만, 현행법상 원외(院外·국회의원에 당선되지 못한 정치인) 인사는 사무실도 내지 못한다. 일반 유권자를 상대로 한 인지도 경쟁에서 현역 의원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인 한 전직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되면 다선 의원들이 상당히 많아질 것”이라면서 “세대 교체 같은 역동성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예선전’인 당내 경선을 두고 일반 유권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도 의문이다. 어차피 인위적으로 당원들을 모으는 ‘동원선거’로 치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 경선을 치러봤다는 새누리당 한 의원은 “당시 경쟁했던 4명의 후보가 차량 대절 등을 통해 투표인단을 모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절반도 오지 않더라”고 했다.

비용 문제도 없지 않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나경원 의원의 개정안을 바탕으로 완전국민경선 실시에 따른 재정 소요액을 산정한 결과, 내년 총선 때 223억원의 세금이 들 것으로 전망됐다.

법 개정한 완전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쉽지 않을듯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원론적 의미의 오픈프라이머리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총선은 다가오는데 야당과의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많은 의원들이 그 현실 가능성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유다. 김 대표의 측근그룹에서도 “여야가 합의하고 법 개정까지 한 완전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김성태 의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치권의 다른 관계자는 “여당 단독의 김무성표 오픈프라이머리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전면적인 도입이 아니라면 기존 상향식 공천제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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