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리우폴 제철소에 포격…민간인 200여명 대피 지연

방성훈 기자I 2022.05.03 11:26:03

"러, 새벽부터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쉴새없이 포격"
1일 민간인 100명 대피했지만 2일엔 한명도 탈출 못해
"아직 어린이 20명 등 민간인 200여명 남아 있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대피가 시작됐지만, 러시아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며 대피가 지연되고 있다. 아직 제철소 안에는 200여명의 민간인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에 휩싸인 아조우스탈 제철소. (사진= AFP)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하일로 베르시닌 마리우폴 경찰 서장은 이날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호송 버스가 자포리자를 향해 떠날 예정이었지만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았다”며 “러시아군 포병과 해군 함대가 이른 아침부터 제철소에 쉴 새 없이 포격을 가했다. 또 다른 포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호송 버스는 3일에야 출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철소에서 최후 항전 중인 아조우연대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전날) 민간인 일부가 대피한 뒤 러시아군이 남은 민간인이 숨어있는 건물 등 제철소 부지를 향해 계속 발포해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 5명이 제철소 공격 도중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역시 이날 아침 마리우폴에서 피란민 호송 차량이 도시를 출발했지만 아조우스탈에서 대피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전날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100여명의 민간인이 대피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제철소 안에는 어린이 20명과 여성, 노인, 부상자 등 200여명의 민간인이 남아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은 이날 제철소 인근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CNN방송은 연기가 제철소 안에서 나는 것인지 인근 지역에서 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주 제철소를 더 이상 공격하지 말라고 지시했음에도 계속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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