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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어먹는 반려견 치매 신약 내달 나온다

노희준 기자I 2021.02.10 11:23:38

지엔티파마 ''제다큐어''....세계 두번째 신약
이르면 3월말 시판, 1일 1회 복용
기존 약 효과 없어 노령견 견주에게 희소식

지엔티파마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CDS) 치료제 제다큐어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에서 씹어먹는 반려견 치매(인지기능장애증후군) 신약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허가를 받아 이르면 내달말께 나온다. 기존 약이 효과가 미미해 별로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노련견을 키우는 견주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뇌신경질환 중심 신약개발 회사 지엔티파마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CDS) 치료제로 개발해온 ‘제다큐어 츄어블정’(크리스데살라진)이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회사는 인지기능장애 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견에서 제다큐어의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해 국내 최초 합성신약 동물의약품으로 정식 승인을 받았다.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유사한 질환이다. 인지기능장애에 걸린 반려견은 가족을 못 알아보고, 장소와 위치 기억을 못 한다. 또한, 밤에 잠을 못 이루거나 배변 실수가 잦아지는 등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게 된다. 9살이 지난 반려견의 22.5%가 이런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겪는다고 한다.

현재 전세계 반려견의 수는 9억으로 추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국내 495만 가구에서 598만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지난 5년간 성장률은 매년 20% 이상이다. 이런 배경으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역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기존 약 증상 개선 VS 제다큐어 “치료 효과”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로는 1999년 1월 미국 식약처(FDA)의 승인을 받은 ‘셀레길린’이 유일하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양을 증가시키는 작용기전으로 사람의 파킨슨병과 우울증의 치료에 사용된 약이다. 셀레길린은 인지기능장애를 겪고 있는 일부 반려견에서 나타나는 공포와 불안증세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 약은 시판 후 후속 연구에서 잇달아 4·8주 이후에는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현재는 거의 쓰지 않는 약으로 알려졌다.

반면 셀레길린에 이어 22년 만에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신약으로 승인받은 제다큐어는 손상된 기억력, 사회성, 일상활동을 개선하는 효과가 임상에서 입증됐다. 이진환 지엔티파마 동물건강관리사업부 총괄운영책임자(COO)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셀레길린이 효과가 없다는 내용은 수의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라며 “셀레길린이 증상 개선 쪽이라면 이번 신약은 치료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총괄책임자인 윤화영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제다큐어는 노령견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착한 의약품”이라며 “현재 인지장애에 관한 전문의약품이 없는 실정이기에 이번 제다큐어의 품목허가는 많은 보호자들이 반길 만한 기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 제다큐어 1일 1회 복용...이르면 3월말 시판

제다큐어는 하루에 한 번 사료처럼 씹어먹을 수 있게 개발됐다. 이진환 총괄운영책임자는 “이빨이 없는 노령견은 그냥 삼켜도 된다”며 “인지기능장애는 퇴행성 질환으로 진행성이기 때문에 (만성질환처럼 약처럼) 계속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제다큐어 가격을 결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제다큐어는 전문의약품이라 동물병원에 가서 치매 진단을 받으면 동물병원에서 받을 수 있다. 시판은 3월말이나 4월초에 이뤄질 예정이다.

지엔티파마는 원래 동물의약품 개발 전문 회사는 아니다. 일반 인체용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 1998년 설립된 이후 뇌신경질환 중심의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애초 인체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임상 1상을 마친 상황에서 주변 수의사들의 권유로 같은 후보물질을 가지고 반려견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회사는 인체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도 준비 중이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이사(연대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는 “글로벌 동물용의약품 제약회사와 전 세계 판매를 위한 협의를 8개월에 걸쳐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해외시장 진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는 지난해 제다큐어의 동물용 의약품에 대한 미국 및 PCT 국제특허출원(신청)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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