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접촉과 전관 재취업이 한 로펌에 집중되면서 공정위 사건 대응 과정에서 영향력이 쏠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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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직원들의 외부인 접촉 건수가 가장 많은 곳도 김앤장이었다. 지난해 접촉 건수는 363건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담보인정비율(LTV) 정보 담합 사건 등 대형 사건 수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건 과정에서 자료 제출, 의견 청취, 진술 조사 등이 반복되면서 기업 대리인인 로펌과 공정위 직원 간 업무 접촉이 잦아지는 구조다.
외부인 접촉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공식 절차다. 기업이나 대리인은 조사·심의 과정에서 자료를 제출하고 의견을 설명할 수 있고, 공정위 역시 사실관계 확인과 절차 진행을 위해 외부 접촉을 수행한다. 공정위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직원들이 로펌이나 기업과의 접촉을 지나치게 꺼리게 되면 조직이 ‘외딴섬’처럼 고립돼 사건이나 정책 판단에 필요한 정보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건을 대리하는 로펌이 전관 인력까지 흡수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단순 접촉을 넘어 이해충돌 우려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초 김앤장 출신 비상임위원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오규성 전 공정위 비상임위원은 2020년부터 2년여간 공정위 심판관리관으로 근무한 뒤 김앤장에서 약 1년간 일했고, 2024년 6월 공정위 비상임위원으로 위촉됐다. 공정위는 당시 오 전 위원이 법관 경력과 심판관리관 경험을 갖춘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 전 위원은 김앤장이 대리하는 입찰 담합 사건 심의에 참여해 과징금 감액 의결에 관여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해당 사건에서 과징금은 44억 2200만원에서 39억 2300만원으로 줄었다. 이해충돌방지법상 임용 전 2년 이내 재직했던 법인과 관련한 직무를 수행할 경우 신고·회피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공정위는 해당 사안에 대해 행정상 착오라는 입장이다. 사건 초기 과징금 감경 심사가 서면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제척·회피 여부를 충분히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공정위 전원회의가 사실상 공정거래 사건의 1심 역할을 하고, 비상임위원도 심의·의결에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척 사유를 더 엄격하게 확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상임위원 제도를 유지하는 한 이해충돌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비상임위원은 본업이 있는 전문가를 위촉하는 구조인 만큼, 로펌 소속 위원이 현직 수임 사건과 관련된 심의에 관여하지 않도록 사전 제척·회피 장치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