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인근서 목조우물 발견…"한성 백제 연구에 중요 자료"

이윤정 기자I 2024.02.26 14:28:35

송파구 방이동 일대서 우물 1기 확인
완전한 형태 토기도 다량 출토
"백제 시기 우물로 문화재적 가치 높아"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공사 현장에서 백제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 우물이 발견됐다. 백제가 지금의 서울(한성)에 도읍을 둔 시기(기원전 18년∼475년) 유적인 풍납토성·몽촌토성과 멀지 않은 데다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흔적도 나와 향후 연구가 기대된다.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매장문화유산 발굴·조사기관인 중부고고학연구소가 발굴 조사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52번지 일대에서 목조 우물 1기가 확인됐다. 4∼5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은 긴 나무 조각을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다. 목재의 양 끝을 다듬어 서로 끼워 넣는 형태다. 위에서 보면 한자 ‘정’(井)자 모양이다. 한 면의 길이는 95∼110㎝로 조사됐다.

조사단이 분석한 결과, 우물은 처음 만든 뒤 한 차례 증축한 것으로 보인다. 중부고고학연구소는 “우물을 만들어 사용하다가 목재 교체, 저수 용량 확대 등 어떠한 이유로 증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 방이동에서 발견된 우물(사진=중부고고학연구소).
서울에서 백제시대 때 만든 우물이 확인된 건 이번이 3번째다. 앞서 풍납토성 경당 지구와 송파구 대진·동산 연립주택 부지에서 한성 도읍기 때 조성한 우물이 각각 1기씩 발견된 바 있다. 두 우물의 칸 너비는 120㎝ 내외로, 방이동 사례와 비슷하다. 이번에 발견된 우물은 바닥에 나무판자나 돌을 받쳐 쌓아둔 형태가 다른 우물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물 안에서는 각종 유물도 나왔다. 바닥에서는 비교적 완전한 형태의 토기가 다량 출토됐다. 주둥이 일부가 깨져 있거나 몸체 윗부분에 끈을 묶은 듯한 흔적도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물을 긷기 위해 쓰기에는 불편한 구조라 제사나 제의 관련 물품이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한성 백제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조사 현장은 백제 전기의 토성으로 여겨지는 몽촌토성에서 약 0.6㎞, 또 다른 유적인 풍납토성에서는 약 1.6㎞ 떨어져 있다. 두 토성의 외곽에서 사람들이 대규모로 살면서 우물을 만든 흔적이 발견된 셈이다. 문화재위원회 산하 매장문화재 분과 소속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해당 유적을 검토한 뒤 “한성 백제 시기의 목조 우물로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

목조 우물은 향후 보존 처리를 거쳐 박물관에서 관리할 방침이다. 현재 임시 보관 중인 나무 부재와 토기 등은 소금기를 빼는 탈염, 약품 처리 등 보존 처리 작업을 마친 뒤 한성백제박물관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우물 안에서 발견된 유물(사진=중부고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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