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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건축 등 석·박사 과잉학력 넘쳐난다…131만명 하향취업

김재은 기자I 2014.11.20 15:11:14

석박사 88만명 전문대졸 43만명 등 131만명 추정
40세 이하 60%이상 전문대졸 이상
학력에 맞춘 교육..적성검사 강화해 직종 선별도구 개발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서비스·판매 등 고졸자 필요 직종에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 60만명 이상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박사의 경우 88만명, 전문대졸이상 43만명 등 131만명이 필요인력보다 더 많이 취업시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별로는 건축학, 토목공학, 전기전자공학, 행정학, 디자인학 등 대부분에서 졸업인원이 취업자 증감인원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금융·회계·세무학, 종교학, 의학 , 약학 등 일부 소수분야만 취업자 증가보다 졸업인원이 적어 공급이 부족했다.

▲석박사 필요인력은 전체 일자리의 1%에 그치지만, 실제 취업자는 4.6%로 4배를 웃돈다. 전문대졸 취업자 역시 12.4%로 필요인력(10.6%)보다 1.8%포인트 웃돈다. 반면 대졸 취업자는 23.5%로 필요인력(23.9%)보다 소폭 적다.(자료:직업능력개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 및 전문대학 졸업자의 직종별 수요 추정-직업사전을 활용하여’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지 않는 650만명중 전문대졸 이상의 취업자는 약 60만명이었다. 자동차 운전원, 작물재배 종사자, 건설관련 기능종사자 등이 많았다.

전문대졸은 필요한 인력의 규모가 257만명이지만, 실제 취업한 인력은 300만명이었다. 석박사는 필요한 인력의 규모가 25만명이지만 실제 취업한 인력은 113만 명이었다.

대분류 직종별로 보면 관리자 직종에서는 석박사 인력과 고졸 인력이 필요한 인력 규모에 비해 실제 취업자가 많았으며,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직종에서는 석박사 학력에서 필요한 인력 규모보다 실제 취업자가 많았다.

김안국 선임 연구위원은 “석·박사 학력과 전문대 학력에서 필요한 인력보다 취업자 규모가 과잉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연쇄적으로 여타 학력의 취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같은 과잉학력 또는 하향취업의 문제는 청년층에서 더 심각했다. 40세 이하 취업자만을 추출한 결과 60% 이상이 전문대이상의 고학력자였다. 석·박사가 요구되는 직종은 1.1%에 그치지만, 실제 석·박사의 취업규모는 5.5%로 5배나 과잉이었다. 전문대졸을 요구하는 일자리 비중은 14.7%였지만, 전문대졸 취업자는 21.7%로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7%포인트정도 하향취업돼 있다.

40세이하 석·박사학력은 필요인력 규모보다 45만명이 과잉이며, 전문대졸 인력규모도 70만명정도가 과잉으로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교육전문가 및 관련직은 석·박사 학력의 필요인력이 약 11만명이지만, 실제 취업자는 31만명으로 20만명이 과잉학력이다. 교육전문가 및 관련직, 공학전문가 및 기술직의 경우 대졸학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실제 취업자보다 각각 29만명, 28만명이 더 필요한 대졸자 공급 부족 상태다. 전문대졸의 경우 문화예술 스포츠 전문가 및 관련직이 필요인력보다 17만명이나 적다. 그는 “전공별 졸업생보다 취업자수 증가가 더 적은 경우가 다수의 전공-직종 매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공학계열과 교육계열에서 현저하다”고 분석했다.

김 선임 연구위원은 과잉이 심한 석·박사를 배출하는 대학원 교육과정이 산업의 실제 수요와 얼마나 연결된 것인지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석·박사 졸업자가 사립대학 특수대학원에 집중돼 있어 사학의 재정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석·박사 학력의 증가는 높은 교육열과 함께 사회적 경쟁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려는 수단으로 학력을 이용하려는 크레덴셜리즘(Credentialism·자격주의)의 표출로 볼 수 있다”며 “충실한 초중등 교육으로 학력에 맞는 실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급선무이며, 대학교육을 강화해 대졸자를 대졸자답게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 학교, 교육단체, 직종별 단체 등이 협력해 적성검사를 보완, 강화해 각 직종별로 직무에 맞는 선별도구를 개발해야 크레덴셜리즘을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 졸업인원은 2011년 2월 졸업자 수와 2010년 8월 졸업자 수를 합한 것임. 수급차이는 졸업생 수에서 취업자 증감 숫자를 차감한 것임. 음수이면 졸업생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함.
(자료:직업능력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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