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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아프간 북부 아무 다리야에서 25년간 석유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지역의 원유 매장량은 최대 8700만배럴로 추정된다. 사업 지분율은 CAPEIC가 80%, 탈레반 행정부가 20%다. CAPEIC는 이 사업에 매년 1억 5000만달러(약 190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왕유 아프간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아무 다리야 석유 (개발) 계약은 중국과 아프간에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인디펜던트는 2021년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대형 해외 투자 사업을 유치했다고 평가했다.
국제사회에서 대부분의 국가가 테러 지원, 여성 인권 탄압 등의 이유로 탈레반을 공식정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은 탈레반을 다르게 보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설명했다. 중앙아시아와 인도, 중동을 잇는 길목에 있는 아프간을 품어야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엔 석유 외에 구리와 희토류, 천연가스 등도 풍부하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왕이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외교부장 시절이던 지난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찾아 “중국은 아프간의 주권과 국민의 자주적 선택, 종교적 신념을 존중한다”며 “내정에 간섭하거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세계와 달리 탈레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과 탈레반의 밀월 관계는 앞으로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중국 국영기업 한 곳이 아프간 동부에 있는 구리광산 채굴권을 얻기 위해 탈레반 측과 협상 중이다. 중국은 아프간에서 화력발전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탈레반이 중국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에서 신장 위구르 지역을 독립시키려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이 탈레반과 오랫동안 협력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