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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4일) 조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대기 중이던 조 전 청장은 영장 발부와 함께 구속 수감됐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2012년 경찰청장 재임 당시 전국 보안사이버수사대 소속 ‘보안사이버요원’과 서울청·일선서 정보과 사이버 담당으로 이뤄진 ‘SPOL’ 등 경찰 인력 1500여명을 동원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천안함’ ‘구제역’ ‘한미FTA’ 사회적 이슈나 정부·경찰에 우호적인 댓글 3만 3000여건을 지시하는 등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본청 보안국과 정보국, 대변인실 등 당시 댓글공작 관련 부서 재직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청장이 이러한 활동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실제로 작성한 댓글 1만 2800건도 확인했다.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두고 말을 아끼면서도 복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종로구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다들 조 전 청장 구속 얘기를 꺼내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구속됐다는 사실이) 안타까우면서도 부끄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죄의 대가를 받게 하는 직업이지만 묘한 감정이 든다”고 답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전직 경찰 수장이 구치소에 간 사실에 입장을 밝히기가 참 어렵다. 주변에서도 관련해 말을 아끼는 것 같다”면서도 “정확한 조사를 받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전직 경찰 총수 구속을 계기로 조직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강남지역 한 경찰은 “이번 일로 경찰에 대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며 “(조 전 청장이) 구속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한 치의 의혹 없이 제대로 밝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경감은 “경찰이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지금 당장은 조직에 힘든 점도 있겠지만 조 전 청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수뇌부는 물론 경찰 조직 모두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