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최근 전기차 부진 우려 속에서도 미국 신규 거점 가동을 차질없이 준비하는 한편, P6 등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을 확대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는 등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통해 전고체 시장 선점에 나선다.
◇전기차 성장세 둔화 반영..4Q 영업익 36.5%↓
30일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액이 22조7083억원, 영업이익은 1조63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2.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7%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전지 사업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0%, 93% 증가하는 등 고성장을 나타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전지 부문 매출은 4조9983억원으로 전년대비 6.4%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61억원으로 37% 감소했다. 이어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56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57억원으로 전년보다 35% 줄었다.
◇이달부터 P6 양산..2Q부터 매출 본격 기여
올해 삼성SDI는 고용량 프리미엄 배터리 P6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종선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P5 대비 에너지밀도 10% 이상 대폭 개선된 P6 제품이 올해 1월부터 미주와 구주 고객향으로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1분기 매출 비중은 크지 않으나 2분기부터 의미 있는 매출 실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강화한 일체형 ESS 시스템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의 확판도 추진한다. 박 부사장은 “북미,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ESS 산업 발전 정책에 따른 국내 및 남미 등의 신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면서 “SBB(삼성 배터리 박스) 등 신제품을 활용한 신규 수주를 확대하고 시장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LFP(리튬·인산·철)제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美 증설 차질없이 진행..전고체 샘플도 출하
특히 삼성SDI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 속에서도 각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이 큰 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미국 신규 거점 가동도 차질없이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주요 조사 기관에 따르면 북미는 IRA 영향으로 연간 50%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유럽은 단기적 둔화는 예상되나 2025년 CO2 규제 강화에 따른 전동화 가속화 영향으로 하반기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2025년 이후 본격적 배터리 시장 성장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신규 거점 캐파 증설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기존 라인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 제품 개발 역시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삼성SDI는 중대형전지사업부 내에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에 S라인(파일럿 라인)에서 생산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면서 “고객사에서 성능과 수명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받으면 더 빨리 배터리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2023년 글로벌 경기 침체속에서도 주력 사업인 전기차용 전지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기반도 확보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면서 “2024년에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 Cost 혁신, 신규고객 확대‘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