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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은 1억 원에 달하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아 자녀들이 정신적·경제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양육비 미지급의 이유에는 전 배우자에 대한 적대심도 있어 보이는데, 이로 인한 피해는 미성년 자녀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은 현실적인 변제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음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양육비 96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3월 1심에서 징역 3개월을 선고받았다.
2021년 양육비를 안 주는 사람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이후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4년 4월 이혼한 A씨는 이혼 소송을 시작했던 2013년 4월부터 큰아이(당시 2세)에게 매월 40만원의 양육비를 아내에게 줬어야 했다. 같은 해 7월 둘째가 태어나 매월 지급해야 할 양육비는 80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그는 굴착기 기사로 일하면서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참다못한 김씨가 2019년 법원에 ‘양육비 이행 명령 신청’을 했고 인천가정법원이 양육비 미지급을 이유로 감치하기 위한 심문기일을 지정하자 그제야 A씨는 2021년 10월 딱 한 차례 양육비 500만원을 보낸 게 전부다. 감치는 법원 명령을 위반했을 때 재판부가 직권으로 구치소 등지에 최대 30일 동안 가두는 조치다. 이후 다시 양육비는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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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징역형을 모두 복역하고 출소한 뒤에도 양육비를 계속 주지 않으면 김씨는 지금까지 해 온 ‘양육비 이행 명령 신청→감치 명령 신청→형사 고소’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반복해야 한다.
한편 A씨는 심장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