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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김포도시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달 김포도시관리공사에 2~3개월 안에 인하대, ㈜풍무역세권개발 등과의 사업비 분담 협상을 완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공사측은 인하대, ㈜풍무역세권개발 등과 회의를 열고 있지만 캠퍼스 조성 사업비 분담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못했다. ㈜풍무역세권개발은 공사가 50.1%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9개 업체가 49.9%를 소유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사업비 수천억 분담 협상 지연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 조성 사업은 지난해 2월 김포시, 김포도시관리공사, 인하대, 인하대병원, ㈜풍무역세권개발의 합의각서 체결로 시작됐다. 합의각서에 따라 공사와 ㈜풍무역세권개발은 김포 사우동 풍무역세권에서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 건립 인허가와 제반 절차를 지원한다.
또 ㈜풍무역세권개발은 인하대에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대학용지 9만㎡를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인하대는 이 용지에 보건전문대학원, 공학대학원 등 교육시설을 설치한다. 인하대병원은 디지털 트윈에 기반한 맞춤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첨단 디지털 병원을 건립한다.
이 사업을 위해서는 인하대의 캠퍼스 조성 계획을 토대로 건축비 등을 산정해야 하는데 지난 1년간 인하대 등 관계 기관의 회의에서 계획과 사업비에 대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았다.
김포시와 ㈜풍무역세권개발의 공모 협약 상 대학용지 9만㎡는 대학측에 무상 제공 대상이어서 캠퍼스 조성 사업이 정상적으로 되면 인하대가 해당 토지를 공짜로 갖게 된다. 하지만 공사비로 수천억원이 필요해 대학측에 재원 부담이 있다.
김병수 시장은 지난 1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병원(건축)비가 처음 4000억~5000억원 얘기 나오다가 지금은 물가와 공사비가 올라 7000억~8000억원 든다”고 말했다.
이어 “400병상 짓는 데 수천억원의 재원은 인하대가 얼마 내고 ㈜풍무역세권개발이 얼마 내고 이런 계획이 나오고 합의돼야 진척된다”며 “합의 안되고 끌고 있어봐야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나중에 (인하대가) 떠나면 그 땅만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김포시는 김 시장의 병원 건축비 7000억~8000억원 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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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용지 제공 협약과 시공사 선정 등이 지연되면 물가가 매년 올라 사업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면 인하대가 재원 부담이 커져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
애초 인하대와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김포 캠퍼스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개교 70주년에 맞춰 착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하대의 사업비 분담이 확정되지 않고 해당 부지도 조성되지 않아 내년 착공은 어려운 상황이다.
㈜풍무역세권개발은 올해 사업 대상지에 대한 보상을 진행한 뒤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부지 조성 공사는 착공 뒤 3년 정도 걸린다. 인하대는 빨라야 2026년에 김포 캠퍼스 사업을 착공할 수 있다.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 유치는 정하영(더불어민주당) 전 시장 때 추진해 합의각서까지 체결했다. 이후 김병수(국민의힘) 시장이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포에 사는 양모씨(54)는 “지난해 7월 시장이 바뀐 뒤로 김포메티컬캠퍼스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캠퍼스·병원 유치가 무산될까봐 걱정이다. 김포시민의 의료수요 해결을 위해 대학병원 설립 등을 신속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김포 캠퍼스 사업은 인하대병원이 전담한다”고 말했고 인하대병원측은 “김포도시관리공사 등과 협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포시측은 “김 시장이 어떤 근거로 7000억~8000억원을 언급했는지 모르겠다”고 표명했고 공사는 “인하대 등과 캠퍼스 조성 계획이 논의되지 않아 사업비 산정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사업을 무산시키지 않고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