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마켓포인트, CNBC 등에 따르면 간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51.92엔까지 상승했다(달러화 강세·엔화 약세). 지난해 10월 21일 당시 151.94엔까지 치솟았는데, 이때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다. 더 나아가 152엔을 돌파할 경우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엔화 가치가 가장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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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아침부터 이어진 일본 정부의 구두 개입 속에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1.7엔대로 다소 주춤해졌다. 장중 151.78엔까지 올랐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환율이 경제 펀더멘탈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환율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변동성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특정 환율 레벨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역사적인 엔화 약세는 미국 여파가 크다. 미국 국채금리가 폭등하면서,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블룸버그는 “지속적인 엔저는 미일 사이의 큰 금리 차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재정건전성 위험이 커졌고,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가격 하락)을 받고 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간밤 미국장에서 4.69%대까지 올랐다. 미국 의회의 난맥상 탓에 셧다운(정부 일시 정지)이 현실화할 경우 국채금리는 추가로 폭등할 수 있다. 이에 달러화 가치까지 덩달아 튀고 있다. 간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소폭 내린 105.65를 기록했지만, 시장에서는 달러화 추가 강세를 점치는 의견이 더 많다.
이런 와중에 일본 통화당국은 ‘돈 풀기 중단은 없다’는 비둘기파 신호를 보내 왔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최근 한 연설에서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1%를 급격하게 넘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국채금리가 1%를 크게 넘을 경우 해당 국채를 매입하는 식의 개입을 통해 금리를 떨어뜨릴(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의미다.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하고자 무제한 국채 매입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최대 관심사는 추후 엔저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화의 추가 하락 쪽에 기우는 분위기다.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더 몰릴 경우 달러·엔 환율이 155엔을 넘어 160엔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