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김준일 前회장 '동남아 법인 횡령·뇌물' 첫 재판서 혐의 부인

김윤정 기자I 2023.06.14 15:19:08

"공소사실 전체적으로 인정 못해"
"현지 공조 받아 수수자 특정해야"
오는 8월 23일 공판준비기일 예정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베트남 법인 자금 횡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생활용품 브랜드 락앤락의 창업주 김준일 전 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사진=방인권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는 14일 업무상 횡령 및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회장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3월 15일로 예정됐던 첫 공판기일에 ‘사업상 베트남 체류’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이날로 기일이 연기됐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과 관련한 사건인 만큼 검찰이 현지 사법당국의 수사 공조를 받아 뇌물 수수자 등을 특정하면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8월 23일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사법 공조 등 관련 상황을 확인한 후 향후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다.

김 전 회장은 2013년 7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서 공사비를 과다계상하는 방식으로 107만 달러(한화 약 14억4000만원)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기간 세무조사를 무마하고자 베트남 세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9만1537달러(약 1억2000만원)의 뇌물을 세 차례에 걸쳐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3일 김 전 회장을 업무상 횡령,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김 전 회장이 1978년 설립한 락앤락은 대표 제품인 밀폐용기를 기반으로 생활용품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해외 진출 과정에서 현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로비 의혹 등에 휩싸이자 김 전 회장은 2017년 자신의 지분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모두 매각한 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