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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천하장사·유동골뱅이…편의점, 이색 협업 나서는 이유는

함지현 기자I 2020.11.05 11:52:17

없어서 못 파는 곰표 밀맥주부터 천하장사 에너지바까지
장수 브랜드 친숙함·예상치 못한 즐거움…'펀슈머' 겨냥
SNS 화제돼 성과도 좋아…맥주 제조사, 증설 준비도

(왼쪽부터)CU 곰표 밀맥주·말표흑맥주, 세븐일레븐 유동골뱅이맥주.(사진=각 사)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곰표 밀맥주’, ‘천하장사 에너지바’, ‘유동골뱅이 수제맥주’. 주요 편의점들이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가 가진 친숙함과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제공해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25는 35년 장수 브랜드 진주햄 ‘천하장사’와 함께 ‘천하장사×생생톤업’, ‘천하장사×에너지바’를 선보인다. 천하장사의 색상과 디자인을 동화약품 ‘생생톤’·롯데제과 ‘에너지바’와 결합한 상품이다.

천하장사×생생톤업은 타우린, 비타민 3종 등이 들어 있는 기존 생생톤 대비 포도당을 강화했다. 천하장사×초단백질바·천하장사×초에너지바는 다양한 영양성분에 우유 2잔 또는 닭가슴살 반쪽에 해당하는 고단백질이 들어 있는 식사 대용 간식 상품이다. 초에너지바는 기본 영양성분에 견과류, 과일류 등 원물 성분을 51% 포함한 에너지 보충 상품이다.

GS25는 앞서 맛소금계를 대표하는 ‘미원맛소금’ 고유 서체와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미원맛소금 팝콘’과 롯데푸드 대표 아이스크림인 ‘돼지바’와 ‘빼빼로’를 결합한 ‘돼지바빼빼로’를 내놓은 바 있다.

CU 역시 대한제분과 손잡고 출시한 ‘곰표 팝콘’과 ‘곰표밀맥주’도 이색 협업의 대표적 예로 꼽힌다. CU는 곰표와의 협업이 좋은 성과를 내자 말표 구두약을 제조하는 말표산업과 함께 ‘말표 흑맥주’를 출시했다. 이밖에 네이버 인기 웹툰 ‘호랑이형님’과 함께한 ‘무케의 순한 IPA’, 웹툰 작가 이말년의 일러스트를 담은 핫팩 등 영역을 가리지 않는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골뱅이 가공 캔 1등 브랜드 유동골뱅이와 함께 ‘유동골뱅이맥주’를 출시했다. 매운맛과 잘 어울리는 달고 고소한 맛을 강조한 비엔나라거 스타일 맥주로 은은한 캐러멜 향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이다. 제조는 수제 맥주 벤처기업인 더쎄를라잇브루잉이 맡았다.

세븐일레븐은 앞서 국내 참치 1등 브랜드 동원F&B와 라면 회사인 팔도가 함께한 ‘동원참치라면’을 비롯, 국내 RTD(ready to drink·즉석음용) 커피 점유율 1위인 ‘칸타타’ 브랜드와 함께한 ‘칸타타소프트콘’, 매일우유와 협업한 ‘매일우유맛 소프트콘’ 등을 운영해왔다.

GS25 ‘천하장사×초단백질바’·‘천하장사×초에너지바’.(사진=GS25)
편의점들이 이처럼 다양한 브랜드와 이색 협업에 나서는 이유는 상품을 구매할 때 재미를 중시하는 ‘펀슈머’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특히 오랜 기간 고객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한 친숙한 브랜드를 이색 상품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고객에게 재미와 추억, 신선함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좋은 성과로도 이어졌다.

GS25가 출시한 돼지바빼빼로는 최근 일주일(10월 27일~11월 2일)동안 일반 빼빼로 상품 대비 판매량이 36% 이상 높았다. 미원 맛소금 팝콘은 출시 초기(10월 2일~8일) 대비 최근 일주일 약 6배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CU의 곰표밀맥주는 품절사태가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많다. 지난 5월 출시 3일 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 개를 완판하며 점당 맥주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 누적 판매량은 100만 개를 돌파했다. 제조사인 세븐브로이에서는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증설을 준비 중이다.

곰표팝콘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CU의 팝콘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0% 신장하는 데 일조했다. 말표흑맥주는 출시 3일 만에 25만 개를 판매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 서지혜 편에서 곰표맥주와 함께 화제가 되면서 11월 현재 전체 맥주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상품 구입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려는 소비 트렌드를 보이고, SNS에서 이색 상품을 공유하는 것이 일상화됐다”며 “이에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즐거움과 추억, 친숙함과 신선함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이색 협업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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