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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하 협박 소포' 진보단체 간부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손의연 기자I 2019.08.22 12:02:26

22일 오전 서울대진연 간부 유모씨 협박 혐의 공판
변호인 "CCTV 영상, 얼굴 확인할 정도로 선명치 않아"
유씨, 직접 진술하려고 했으나 다음 기일로 미뤄져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 편지 등이 담긴 소포를 보낸 혐의로 체포된 유모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보단체 간부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영아 판사 심리로 22일 오전 열린 첫 공판에서 협박 혐의를 받는 서울대학생진보연합(서울대진연) 간부 유모(35)씨는 자신이 윤 의원에게 택배를 보내지 않았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유씨의 변호인은 “경찰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50대 남성을 피의자로 특정한 후 갑작스레 유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며 “증거목록을 검토한 결과 경찰이 내부보고한 자료일 뿐이었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증거로 제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은 “전체 파일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수십 개 영상을 검토한 결과 얼굴이 보이지도 않고 피의자를 특정할 만큼 화질이 선명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또 경찰이 영상을 입수한 경위에 대해서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압수수색 영장을 받거나 소지자가 영상을 임의 제출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있었는지 불확실해 형사소송법에 맞지 않을 여지가 있다”라며 “다음 공판에서부터 다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씨는 피고인으로서 직접 진술을 준비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미뤘다.

변호인은 “유씨는 자기가 연대를 중히 여기며 폭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려 했다”라며 “(협박과 같은) 자신의 신념과 반대인 내용으로 공소제기돼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씨 측은 재판부에 보석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피고인은 직업이 있어 도주 우려가 없고, 증거도 이미 수집완료됐다 하니 증거 인멸 우려도 없다”라고 보석 신청 이유를 밝혔다.

유씨는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 메시지와 흉기, 조류 사체 등을 담은 소포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유씨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인 관악구까지 가 소포를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

유씨의 소속 단체인 서울대학생진보연합은 경찰이 사건을 조작했다며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9월 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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