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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前대북대표 "트럼프, 평양행 가능…韓 중심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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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I 2026.09.18 08: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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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중간선거 지켜본 뒤 트럼프 협상력 판단 전망
비핵화 최종 목표로 두되 핵 증강 억제·동결 접근 거론
“美, 한일 독자 핵무장 요구 막으려면 방어 공약 확실히 해야”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미 대화 재개 과정에서 한국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평양에서의 만남을 제안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스티븐 비건 당시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2020년 12월 10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당시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2020년 12월 10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비건 전 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NK뉴스 운영사인 코리아리스크그룹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비건 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북한 역시 대화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다만 북한이 본격적인 판단에 앞서 오는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결과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가늠하고, 그와의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판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는 계기로 오는 11월 28~2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이후 김 위원장과 회동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을 수 있으며 장소로 평양을 제안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또 비건 전 대표는 한반도 평화 달성 과정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북미 협상에서도 실무급과 정상급 모두 한국이 참여하도록 매번 노력했다며 “결국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한반도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합의되든 한국 국민의 안전과 복지가 최우선으로 관련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구도 (한국보다) 결과에 대한 이해관계가 크지 않다”며 “한국이 향후 외교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재차 말했다.

비건 전 대표는 협상 방향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 증강을 늦추거나 동결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우선순위의 분명한 설정 및 동북아 동맹과의 가급적인 조율을 통해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계기로 북한의 핵 증강을 늦추거나 동결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안보·안정을 증진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여주기식 회담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인센티브와 상호 양보의 조합을 모색하는 조용하고 지속적인 외교에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 한반도 전문가의 견해를 소개하며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유지하되, 초기부터 이를 북미 합의에 담으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비건 전 대표는 이 같은 접근이 한국과 일본에서 독자 핵무장 요구를 키울 수 있다며 핵비확산 체제가 약화하지 않도록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방어 공약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과 러시아 밀착을 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할 가능성을 숙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며 전쟁에 관여할수록 러시아 패전 이후 국제사회에서 더욱 적대적인 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취지다.

비건 전 대표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실무협상을 이끌며 한국 정부와 소통했다. 2019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마지막 북미 실무협상에도 미국 측 대표로 나섰으며, 이후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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