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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깨고 베이징 올림픽 앞두고 발사…“도발의 일상화”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늘(5일) 오전 8시 10분경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북한의 무력시위는 올해 들어서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78일 만이다.
구체적인 제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불가피하다. 다만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음으로써 도발의 수위를 자제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발사체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의 지역에 떨어졌다.
특히 이번 발사시점이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외환경과 상관없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점에서 북한이 우방인 중국의 잔치에 재를 뿌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동계올림픽 전까지는 미사일 발사를 자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도발의 일상화를 통해 이중기준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며 “한국의 중기국방계획과 유사하게 국방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계속해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2월 베이징 올림픽, 3월 한국 대선과 같은 외적 상황과 분리하여 일상적 차원에 따른 무기 개발로 치부하여 도발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5개년 무기개발 계획 따라 지속적인 개발
이번 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올해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날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 철도 건설 착공식 참석을 위해 우리나라 최북단역인 제진역을 찾은 날이기도 하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이 최우선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남북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이행 노력을 임기말까지 경주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지난해 북한은 핵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단거리전술미사일(KN-23)의 철도 발사, 대형화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파생형을 공개해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극초음속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활공비행 미사일인 ‘화성-8형’을 시험 발사해 미사일 첨단기술을 과시했다.
올해도 8차 당대회에서 예고한 대로 무기개발 5개년 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전망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고체연료화 기술을 개량하고, 지난해 1월 당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극성-5형을 현재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3000톤(t) 잠수함에 실제 탑재해 발사시험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이날 발사한 발사체 역시 화성-8형의 후속 시험발사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정부는 이날 오전 9시 45분부터 10시 35분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청와대는 “국내외적으로 한반도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며 유감을 밝히면서도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과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의 정초 미사일 발사에 국제사회 역시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부터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지금 이상으로 경계감시 수준을 높이고 싶다”며 말했다.
그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한 규탄 공동성명 채택에 반대해왔던 중국의 반응이다. 그간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 공동성명 채택 요구에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이를 반대해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탄도미사일이라면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고 올림픽을 앞두고 주변정세의 안정이 필요한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