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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화웨이가 사업을 키우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기업 5곳의 영업비밀을 빼돌리기로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의 인터넷 라우터 운영체제 소스코드와 T모바일의 휴대전화 시험용 로봇 기술 등이 탈취 대상에 포함됐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스타우트 변호사는 화웨이 직원이 T모바일의 로봇 부품을 가져가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배심원단에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화웨이 변호인인 브라이언 헤벌리그는 “공모가 아니라 경쟁이고, 절도가 아니라 혁신이며, 범죄행위가 아니라 통상적인 사업이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가 범죄를 통해 성장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회사의 성공은 정당한 경쟁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세계 기술기업에서 흔히 일어나는 활동 가운데 일부 사례만 골라 범죄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스코와 T모바일 관련 사건은 개별 직원의 행동이었으며 회사 경영진은 이를 알게 된 뒤 시정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후지쓰의 네트워크 장비를 직원이 무단 촬영한 사건도 회사 차원의 지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해당 직원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었지만 화웨이는 사건을 확인한 뒤 즉시 직원을 해고했다는 게 변호인 측 설명이다.
이번 사건은 2018년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멍완저우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은행 사기와 대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이란에서 벌인 사업의 실체를 금융회사들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미국 금융시스템을 통해 수백만달러를 거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검찰은 혐의 범위를 확대했다. 2020년 공개한 공소장에는 화웨이와 일부 계열사가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을 조직적으로 빼돌렸다는 혐의와 함께 범죄단체 활동방지법(RICO) 위반 공모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이번 재판에서도 화웨이가 이란에서 수행한 사업의 성격을 숨긴 채 달러 거래를 했으며, 이란 정부의 자국민 감시를 돕는 데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측은 이란 관련 거래가 미국의 제재법을 위반하게 된다는 사실을 회사가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화웨이가 거래를 미국 밖에서 처리하거나 다른 통화를 이용할 수도 있었으며, 거래 은행들도 화웨이의 이란 사업을 알고 있으면서 회사와 거래하기 위해 경쟁했다고 주장했다.
멍 전 CFO는 2018년 미국의 체포영장에 따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됐다. 이후 약 3년간 미국 송환에 맞서 법정 다툼을 벌이다 2021년 미 법무부와 기소유예에 합의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멍 전 CFO에 대한 혐의는 2022년 공식 기각됐지만 당시 그가 인정한 일부 사실은 이번 화웨이 재판에서 증거로 제시될 예정이다.
이번 형사사건의 일부는 로이터가 2012년과 2013년 보도한 화웨이와 이란 내 업체 스카이콤의 관계에서도 출발했다. 로이터는 당시 스카이콤이 2010년 이란 최대 이동통신사에 최소 130만유로 상당의 수출금지 대상 휴렛팩커드(HP) 컴퓨터 장비를 판매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멍 전 CFO가 2008년 2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스카이콤 이사를 맡았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화웨이에 대한 이번 재판은 약 3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심원단은 검찰이 제기한 영업비밀 탈취와 금융사기·제재 위반 관련 주장이 형사범죄로 입증되는지 판단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