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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장관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태업)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제가 보고받는 대응작전 결과보고 내용은 ‘사이버대응전을 하는구나’하는 수준”이라며 “어떤 댓글이 만들어졌는지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이버) 대응작전은 북한의 대남 사이버심리전이 날이 갈수록 격화돼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해서 2004년부터 시작됐다”며 “대응작전 결과보고는 제가 장관 부임 전에도 거의 유사하게 작성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게 댓글 내용 자체가 보고되는 것이 아니다”며 “댓글 내용의 개념과 방향성 위주로 몇 단어를 섞어서 했고 결과가 어떻게 나왔다는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또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에 대한 국방부 조사본부의 조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를 하라고 지시했지, 수사를 이렇게 하라고 한 건 (백낙종) 조사본부장 책임 내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도 “댓글작전은 시스템에 비춰 대응할 필요가 있었고, (북한 공작에 대한) 대응작전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2004년부터 관례적으로 장관이 지극히 간단하게 작성된 한 장짜리 보고받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사본부 수사 은폐 역시 김 전 장관이 댓글작전에 관여돼 있다는 것이 전제된다”며 “필요한 경우 장관으로서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지만 이태하 전 503단장 불구속 송치나 일선 수사관 배제 등의 지엽적 사안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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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빼돌린 혐의에 대해선 “한일 관계 문제로 갑자스럽게 사퇴하며 갑자기 이삿짐을 싸게 됐고 연구실에서 지내다 보니 서류 뭉텅이 속에 있던 대통령기록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변호인도 “연제옥 전 사이버 사령관 취임 초반 다섯 차례 만났지만 모두 정원 증원과 관련한 내용이었다”며 “이와 관련해 연 전 사령관이 찾아와 도와주서 고맙다고 덕담해줬고 그 이후엔 아무 연락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도 “제 전임자의 경우 ‘대응 작전에 참여하라’는 김태영 당시 장관의 명시적 임무를 받아 사이버사 요원들을 조정·통제했다”며 “저는 인수인계도 받지 않았고 김관진 전 장관의 별도지시도 없었기에 저는 조정·통제 라인에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여를 진술한) 사이버사 요원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 변호인은 사이버사 사령관들로부터 총 2800만원의 뒷돈을 상납받은 혐의에 대해선 “돈을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보비는 국정원에서 나온 돈으로서 사전·사후 결재를 받는다. 뇌물이라면 가능하겠나”고 반문했다.
김 전 장관 등은 이명박정부 시절 사이버사의 댓글공작을 승인·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사이버사 군무원 채용시 ‘호남 출신’을 배제하도록 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에 댓글공작 사건의 축소 수사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