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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유성기업 폭행사건, 현장은 잘못 없다"…지휘부만 징계

김성훈 기자I 2018.12.17 11:51:51

"상황 판단하고 보고하는 과정서 미흡" 결론
아산서장 등 절차 거쳐 징계 여부 결정 방침
"현장 경찰은 소임 다해 책임 묻기 어려워"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문화마당에서 열린 ‘경찰과 함께한 방송 영화 제작진 간담회’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이 참석자들을 향해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경찰이 자동차 부품업체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사측 임원 폭행사건에서 경찰 대응이 미진했다는 지적을 조사한 결과 일부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징계 절차에 나선다. 다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맡은 바 소임을 다한 것으로 보고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이를 지휘부에 보고하는 과정에 미흡한 점이 있었고 총괄 책임자인 관할 경찰서장이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흡함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달 22일 오후 5시 20분쯤 유성기업 아산공장 대표이사실에서 노조원들이 회사 임원 2명을 감금한 뒤 김모(49) 상무를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 상무는 이 과정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측은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40분가량 폭행 현장인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거나 현장에서 체포하지 않는 등 대응이 미온적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경찰청은 김호승 본청 정보화장비기획담당관(총경)을 단장으로 13명 규모 감사단을 꾸리고 이달 일까지 부서 합동감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관할 경찰서장인 충남 아산경찰서장 등 당시 지휘체계에 있던 관계자들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거쳐 미흡한 점을 발견하고 절차를 거쳐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민 청장은 다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회사 내 (노조원) 다수가 있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경찰로서 소임을 다하려고 했다”며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이 감사를 맡은 이들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폭행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는 “공동상해와 폭행에 가담한 1명을 빼고 모두 조사했고 공무집행방해는 추가로 밝혀진 인원이 10명”이라며 “주요 피의자는 어느 정도 조사됐고 적극 가담한 이들을 중심으로 구속·불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열리는 경찰위원회에서 유성기업 사건과 대법원장 차량 화염병 투척 사건 등을 계기로 마련한 경찰 물리력 행사기준을 보고할 예정이다.

그는 “현장 법 집행과 관련해 지금보다 정밀하게 ‘이럴 때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기준과 지침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뼈대만 있는데 다양성과 변수를 고려해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112상황실 전담체계를 다듬어 세분된 상황에 대한 보고와 전파, 경찰 총력을 어떻게 집중할지에 대해 정밀하지 못한 부분을 보강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원들이 이달 4일 충남 아산경찰서 앞에서 유성기업 임원 감금 및 집단 폭행 사건과 관련, 범행가담 노조원들에 대한 경찰의 소환 조사에 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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