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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 네팔, 주요국에 7조 기후변화 청구서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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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09.10 07: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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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명 사망·발전소 12곳 붕괴…1차 복구에만 6.7조원
세계은행·ADB·美·中·日·印 등 대사관에 자금 지원 요청
"온실가스 배출국이 재건 비용 부담하라" 기후 정의 주장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네팔이 국제사회에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복구 자금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네팔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적은 빈곤국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부유한 국가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이 재건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기후 정의’를 핵심 논리로 내세울 방침이다.

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의 한 시신 안치소 밖에서 한 남성이 실종자들을 찾는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의 한 시신 안치소 밖에서 한 남성이 실종자들을 찾는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이번 주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미국·영국·인도·중국·일본·유럽연합(EU) 대사관 등에 초기 복구 자금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네팔이 잠정 산정한 50억달러는 향후 5개월 동안 임시 거주시설과 학교, 도로·교량 등 필수 기반시설을 1차 복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다. 정부는 현재 피해 규모와 경제적 손실, 분야별 자금 수요를 담은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있다.

발렌드라 샤 총리 네팔 총리는 오는 24일 유엔에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연설도 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발생한 급류와 산사태는 네팔과 중국 티베트 지역을 덮쳐 현재까지 최소 1300명이 숨지고 5300명 이상이 실종됐다. 피해가 집중된 네팔에서는 수력발전소 12곳 이상과 국경 교역로, 도로, 교량, 주택 등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네팔 정부는 이번 재난이 기후변화의 피해가 빈곤국에 불균형적으로 집중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팔은 과거와 현재의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자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는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다람 라지 우프레티 네팔 재난관리당국 책임자는 “단순한 홍수 피해가 아니라 기후변화로 촉발된 대규모 재난”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라카시 포크렐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 소속 지질학자도 “기후변화가 왜 발생하고 누가 가장 많이 기여했는지는 이미 모두 알고 있다”며 “네팔 같은 국가는 기후변화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의 재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 문제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사안이 아니겠느냐”며 국제기구와 주요국이 책임을 인정하고 복구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네팔의 인접국인 인도도 주요 배출국으로 꼽힌다. 다만 네팔 정부는 어느 국가가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직접 제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국제사회가 지원을 약속하더라도 실제 자금 집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키스탄은 2022년 대홍수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약 110억달러의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2024년 초까지 실제 지급된 자금은 34억달러에 그쳤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도 직접적인 홍수 복구가 아닌 석유 수입 지원에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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