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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10~12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4% 증가한 1243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2.40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각각 시장 추정치인 1241억 2000만달러, 2.35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매출액총이익률도 46.9%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46.5%를 넘어섰다.
다만 시장 관심이 집중된 아이폰 매출액은 691억 4000만달러로 전년동기(697억달러) 대비 0.8%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인 710억 3000만달러도 하회했다. 아이폰 매출액이 시장 기대를 밑돈 것은 2023회계연도 1분기(2022년 10~12월) 이후 2년 만이다.
아이폰 매출액 감소는 중국 본토,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시장에서의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중화권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1.1% 줄어 175억 1000달러에 그쳤다. 이는 2024회계연도 1분기(2023년 10~12월) 12.9% 감소 이후 최대 낙폭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화권에서 판매된 아이폰에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탑재되지 않아 매출이 줄었다며 감소분 11.1% 가운데 절반 가량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애플 기기에 자국산 AI 탑재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화권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추가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현재 미국 등 소수 영어권 국가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에 애플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0.74%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실적 발표 이후 1.9%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제시되자 주가는 상승 반전해 한때 3.3%까지 치솟았다. 애플은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지 않았지만, 2분기 매출 성장률이 전분기와 같은 한 자릿수 초중반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른 매출액총이익률은 47% 중반대가 될 것으로 봤다. 애플TV와 아이클라우드 등 서비스 부문은 두 자릿수 초반대의 성장률을 기대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에 부합한 수치로, 낙관적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줬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딥시크 쇼크로 AI 투자가 뒤처졌다거나 AI 투자 비용이 적다는 우려가 완화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애플은 다른 빅테크와 비교하면 AI 컴퓨팅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있다.
실례로 회사는 지난해 12월 애플 인텔리전스 학습에 고가의 엔비디아 칩 대신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맞춤형(커스텀) AI 칩인 ‘트레이니엄2’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작년 7월 말 공개한 논문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 학습에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 프로세서 유닛’(TPU·Tensor Processing Unit)을 사용했다고 에둘러 공개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는 “딥시크 충격 이후 일부 투자자들이 애플의 AI 전략에 대해 ‘상당히 똑똑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쿡 CEO는 이날 딥시크와 관련해 “효율성을 촉진하는 혁신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한편 쿡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과 관련해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그 이상 추가로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달러화 강세가 애플 전체 매출에 약 2.5%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