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26일 “항공무기체계 기술 자립과 시장 확대, 관련 산업 발전 견인을 위해 첨단 항공엔진의 개념연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첨단항공엔진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2대 국가전략기술과 국방부의 10대 국방전략기술에 포함될 만큼 경제·안보 관점에서 중요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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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엔진은 비행 중 고도, 속도, 진동, 충격, 악천후, 급격한 기동 등 다양한 환경에서 동일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그러면서도 경량화, 연비 효율성 최대화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소재·시험평가 등에서 첨단 기술이 총동원 돼야 하는 최고난도 분야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전투기 엔진을 설계·제조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이중 프랑스-미국 합작회사인 CFM 인터내셔널과 GE, P&W, 롤스로이스 등 4개회사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4.5세대 전투기인 KF-21을 개발하고 있고, 앞서 경전투기인 FA-50을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국내 생산 전투기의 엔진은 모두 미국 GE사의 엔진을 국내 기업이 면허 생산한 것이다. 국산 전투기지만 심장은 미국산을 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수출 시에도 엔진 제작사 눈치를 봐야 한다. 실제로 국산 T-50 초음속 항공기는 미국의 수출 승인 거부로 우즈베키스탄 수출이 좌절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보유한 엔진 국산화율은 선진국 대비 40% 수준에 그친다. 특히 소재(42%)와 시험·인증(45%) 부문의 기술 수준이 열악하다. 그러나 제작·조립 부문의 기술은 선진국과 맞먹는 수준으로 이제는 충분히 엔진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MTCR) 탓에 무인기 개발도 어려운 상황이다. 단순 정찰용이 아닌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무인기의 경우 1만5000lbf급 이상 엔진이 필요하지만 MTCR상 수입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유·무 복합 체계가 핵심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미사일 장착 무인기를 생산하고 수출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첨단 항공엔진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전투기 엔진은 함정 엔진, 무인기 엔진, 우주발사체 엔진으로도 파생될 수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 또한 상당하다. 국내 항공산업 규모가 연간 7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국산 항공 엔진이 개발되면 연간 수십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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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호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항공 엔진 전문인력과 관련 인프라가 모두 부족하지만 국가 역량을 총 결집해 더늦기 전에 첨단항공엔진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방사청은 이번 개념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사업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관계부처들과의 협력을 통해 첨단항공엔진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