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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나를 위해`…與 새 슬로건에 담긴 의미는(종합)

이성기 기자I 2021.12.29 15:06:46

민주당 선대위, 새 캐치프레이즈 및 슬로건 공개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
"국민 중심으로 한 가치와 기대 담아"

[이데일리 이유림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29일 새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을 발표했다. 캐치프레이즈 문구는 `앞으로`와 `제대로`, 슬로건은 `나를 위해 이재명`으로 정했다.

선대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 설명회에서 “미래를 향해 가자는 후보의 비전과 국정 운영 철학,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실익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후보의 진심이 담겨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메시지 총괄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새로운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 언론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새 문구는 지난 대선 문재인 대통령 캠프 슬로건이었던 `사람이 먼저다``나라를 나라답게` 등을 만든 카피라이터 정철 선대위 메시지총괄이 작성했다.

선대위에 따르면 `앞으로`와 `제대로`는 각각 이재명 정부가 걸어가야 할 두 갈래의 큰길을 뜻한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비전을 담은 `앞으로`는 퇴행적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각종 정책 현안을 앞장서서 해결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제대로`는 이재명답게 일하겠다는 뜻으로, 유능한 효능감을 보여드린다는 약속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선대위 측의 설명이다. 경선 때부터 사용한 `이재명은 합니다`가 `유능하고 일 잘하는 정치인`이란 후보 이미지 중심이었다면, 새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에는 국민을 중심으로 한 가치와 기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정 총괄은 “`경제 앞으로 성장 제대로``공정 앞으로 기회 제대로`와 같은 방식으로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면서 “유세장에서도 술자리에서도 앞으로! 선창하면 제대로! 후창하는 뜨거운 모습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가 29일 공개한 새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 (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선대위 관계자는 “바뀐 시대정신의 요청에 따라 `나를 위해 이재명`이란 슬로건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슬로건을 사용했었는데, 나라·공동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을 돌보는 삶이 지금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그 방향”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정 총괄 페이스북 전문.

광고회사 그리고 김영희C센터 식구들과 함께 오래 고민했습니다. 여러 대안을 놓고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새로 내놓은 카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기대를 품고 있는지 여기에 밝힙니다.

먼저 캐치프레이즈.

선거구호라고도 합니다. 메인 슬로건이라고도 합니다. 이 카피엔 이재명 정부가 걸어가야 할 두 갈래 큰 길을 담았습니다. 큰 길 두 개는 을지로도 세종로도 아닌, 앞으로 제대로.

‘앞으로’는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뜻입니다. 정쟁에 시간 쓰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자꾸 뒤로 가려하는 윤석열 후보와의 대립각을 분명히 하는 카피입니다.

‘제대로’는 이재명답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효능감을 제대로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입니다. 국민 불만이 있다면 고치고 바꾸고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입니다. 이 두 갈래 길을 한 몸에 붙인 짧고 분명하고 리듬 좋고 입에 착 붙는 카피입니다.

경제 앞으로, 성장 제대로

공정 앞으로, 기회 제대로

이렇게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는 카피입니다. 때론 이 두 마디가 붙어서, 때론 독립적으로 움직이기도 할 것입니다. 추후 캠페인을 지켜봐 주십시오. 이제 이재명 후보는 이 두 갈래 길을 거침없이 달릴 것입니다. 이 두 개의 날개를 달고 미래를 향해 날아오를 것입니다.

“앞으로” “제대로”

유세장에서도 술자리에서도 앞으로! 선창하면 제대로! 후창하는 뜨거운 모습도 곧 보게 될 것입니다.

다음은 후보 슬로건.

흔히 `PI`(Presidential Identity)슬로건이라고 불리는 카피입니다. 이제껏 후보가 써온 슬로건, 우리 모두가 잘 아는 그 슬로건을 다시 살펴봅시다.

이재명은 합니다.

이 슬로건은 최고의 카피였습니다. 실력, 실천, 실적 3실을 갖춘 후보의 유능함을 유감없이 전달했습니다. 그래, 이재명 똑똑해. 일은 잘해. 이런 반응을 낳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보의 유능함은 사실 나랑 별 상관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뭐? 이런 반응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이 지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한걸음 더 가자고 했습니다. 이런 카피가 툭 떠올랐습니다.

나를 위해, 이재명

유능함에 그치지 않고 효능감을 전달합니다. 그냥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게 구체적인 힘, 구체적인 기회, 구체적인 희망을 주는 사람임을 인지하게 해줍니다. 이재명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가 됩니다. 무슨무슨 대통령, 이라는 관성을 과감하게 버린 이 카피 한 줄이 세상 모든 나를 투표장까지 데려갈지도 모릅니다.

내 밥상을 위해, 이재명

내 출근을 위해, 이재명

내 지갑을 위해, 이재명

이렇게 내 이야기가 됩니다. 이렇게 유능함이 효능감으로 바뀝니다. 지난 대선 땐 젊은이들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위해 투표를 했습니다. 그래서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슬로건이 힘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젠 시대도 바뀌었고 시대정신도 바뀌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나라답게 바뀌었습니다. 이젠 ‘나라’만큼 소중한 ‘나’를 위해 투표합니다.

카피 한 줄 쓴 후 뒤가 묵직할 때가 있고 가벼울 때가 있습니다. 남김없이 썼다는 느낌이 들 때 뒤는 가볍습니다. 미련이 남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나를 위해, 이재명. 이 카피를 쓰고선 몸이 가벼웠습니다.

어느새 생존이 목표가 되어버린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나를 위해’라는 슬로건이 작은 위로가, 작은 희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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