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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마지막까지 발목 잡더니…김용균법 ‘반대1명’뿐인 이유

김미영 기자I 2018.12.28 15:03:22

27일 밤 본회의서 산안법 통과…재적 165, 반대1, 기권 19
반대·기권 모두 한국당이지만…예상보다 반대 적어
정부안서 후퇴시킨데다 여론 눈치 작용…이장우, 이완영 등 찬성표 던져

‘위험의 외주화 방지’ 김용균법 국회 통과(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이른바 김용균법이 우여곡절 끝에 27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구의역 사고 이후 처리 필요성이 높아졌으나 이내 시들해져 계류 상태였던 법안이 2년7개월여 만에 김용균씨 사망사고를 겪고서야 겨우 국회에서 통과됐다.

개정 법에 담긴 내용은 이렇다. △산업안전보건법 보호 대상 확대 및 원청의 산업재해 예방책임 강화 △도금작업 등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큰 작업에 대해 원칙적으로 ‘위험의 외주화’ 금지 및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명백할 경우 근로자에게 작업중지권 부여 △노동자 사망사고시 법인에 대한 양벌규정, 벌금 10억원으로 10배 상향 △안전·보건 조처 의무 위반한 도급인에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 등이다.

개정 법은 여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일부개정법안과 정부에서 제출한 전부개정법안 등 27건이 병합심사돼 대안으로 통과됐다. 표결 결과는 재석 185명에 찬성 165명, 반대 1명, 기권 19명이었다. 반대표는 전희경 한국당 의원, 기권표는 같은 당 김광림·김기선·김상훈·김영우·박대출·박덕흠·박명재·박성중·박완수·송언석·심재철·엄용수·유기준·윤상직·이종배·정갑윤·최연혜·홍문종·홍일표 의원이 던졌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반대가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반대가 1명에 그친 게 오히려 ‘의외’의 결과로 여겨진다.

한국당에서 결과적으로 반대가 적었던 이유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먼저는 법안이 심사과정에서 정부의 전부개정안 등과 비교해 후퇴했다는 점이다. 환노위에서 쟁점 중 하나였던 안전·보건 조처 의무를 위반한 도급인에 대한 처벌 수위를 정부안보다 낮춘 게 대표적이다. 여야는 현행(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과 정부안(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의 딱 중간으로 절충하는 수준으로 법안을 바꿨다.

또한 현행법에서 22개 장소로 한정한 원청업체의 책임 범위는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로 넓혔으나, 사업장 전체로 확대하려던 정부안보다는 축소됐다.

두 번째는 역시 ‘국민 여론’이다. 사고 이후 김용균씨 어머니 등 유가족들이 국회를 찾아 의원들에 눈물로 호소하는 등 법안 처리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한국당이 마냥 반대하며 미루기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한국당은 환노위 소위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 이견을 조정해가던 중 지도부가 나서 이 법안을 운영위원회 소집과 연계하고,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며 연내 처리 불가 입장을 내비쳐 여론의 비난을 샀다.

여야 원내대표간 협상에서 법안 처리에 합의를 한 뒤엔 환노위, 법제사법위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잇달아 제동을 걸고 나섰다. 환노위에선 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나서 정부의 전부개정안에 대해 “엉터리” “국가경쟁력에 끼치는 영향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며 일부개정을 강하게 주장하는 등 ‘브레이커’ 역할을 했다. 법사위에선 김도읍, 이완영 한국당 의원이 법의 보호대상을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규정한 부분, ‘도급’ 정의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의를 지연시켰다.

그러나 ‘신중한 법안 심사’ 필요성을 주장했던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이장우, 이완영 의원도 모두 본회의에선 찬성표를 행사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우려가 많이 나온 건 사실이나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나경원 원내대표의 협상 결과에 힘을 실어주잔 의미도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법안이 보다 정교하게 논의됐어야 하는데 누더기 처리된 측면이 있다”며 “‘위험의 외주화’를 제대로 막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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