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산불 피해` 경북 갑호비상 발령…"비상대비체제 유지"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경북지역에 역대급 피해를 남긴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이 비상대비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경찰청은 산불 발생 후 치안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예방순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에서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주재로 31일 오전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 직무대행은 이번 산불 대응에 경찰 역량을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행은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이 의성과 안동, 청송까지 확산해서 많은 피해 발생했다”며 “각 지방청마다 재난상황실을 설치하고, 경북청 차원에서는 갑호비상을 발령했다”고 말했다. 갑호비상은 경찰청장이 대규모 집단사태로 치안질서가 극도로 혼란해지거나 계엄이 선포되기 전 등의 상황에서 경찰 전원이 비상근무를 명령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령이다.

이 대행은 “비상대비체제 유지하고 있고, 서울청에 집회상황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동대를 경북청에 많이 지원했다”며 “연인원만 390여명이 지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주로 주민 대피와 수색지원, 교통통제, 사망자 신원 확인을 도우며 산불 확산과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경찰이 신원을 파악한 산불 사망자는 총 27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산불 진화에 헬기 34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행은 산불 진화 후 치안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행은 “연기가 많아서 주민이 대피하다 보면 주거지에 (사람이) 없어서 빈집털이 예방 순찰도 철저히 했다”며 “경찰은 (범죄)취약지에 대한 예방순찰 강화하고 특별사법경찰과 협의해 화재 유발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고 했다.

한편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날 26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A(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24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 있는 조부모 묘소를 정리하던 중 일대에 불이 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경북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은 산불 발생 당일 금성면 청로리와 안계면 용기리에서 산불을 일으킨 용의자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