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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원의 촉]윤석열 전격 입당, 세 가지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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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원 기자I 2021.08.02 12:48:42

이준석 당대표 없는데도 30일 전격 입당
이 대표마저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밝혀
지지율 학습효과·변수 줄이기·사법리스크
입당 늦어졌다면 시너지 효과 떨어졌을 수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해 이 대표(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말 행보를 통해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지만, 30일 전격 입당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윤 전 총장은 입당 전날에만 해도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시간이 너무 걸려선 불확실성을 주기 때문에 늦지 않게 판단할 것”이라며 “8월 중에는 방향을 잡아 (입당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8월 15일 전에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 지난달 25일 이준석 대표와 치맥 회동을 통해 입당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윤 전 총장측은 입당 시점으로 8월 13일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측이 휴가중이라고 난색을 보이면서 2일에 입당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한다.

다만 2일 입당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양측간에 유출 경로를 놓고 얼굴을 붉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윤 전 총장은 이 대표가 일정 때문에 지방에 있는데도, 30일 전격 입당했다.

국민의힘과 접촉면 넓히면서 지지율 하락세 멈춰, 반전 모멘텀

윤 전 총장이 밝힌대로, 몇 시간만에 입당을 결심한 배경은 무엇일까. 정치권에서는 입당 시기를 둘러싼 이 대표와의 마찰이나 대체재로 거론되기 시작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존재감이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지만, 대선후보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윤 전 총장에게 부담은 아니었을 것이다.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대표를 만나고 오세훈 박형준 시장과 회동한 일련의 행보를 보면 입당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 윤 전 총장은 결심을 하면 지체없이 국민들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했다. 입당 전날 결심했는데, 주말이 걸려있었지만 바로 하자고 해서 입당을 한 것”이라며 “무슨 비하인드가 있는 게 아니다. 야권 대선후보 대장주로서 역할을 더 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고 (입당) 생각이 정리되니 결단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의문점은 남는다. 윤 전 총장이 결단을 했다고 해도, 입당 시점은 당과 상의해서 결정하는 게 상식적이다. 2일 입당설이 유출됐다고 해도, 다시 잡으면 될 일이다.

또 입당에 대한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지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입당 시기는 필수적이다. 벌써 제3지대서 중도층을 공략한 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거칠 것으로 예상했던 호남지역 지지자들 일부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을 움직인 결정적 요인은 무엇일까. 정치권에서는 세 가지 요인을 꼽는다.

우선 학습 효과다.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윤 전 총장은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며 매일 대선 행보를 이어왔지만, 돌아온 것은 주 120시간 근무나 민란 발언 등으로 지지율만 하락했다. 특히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가족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도층은 말할 것도 없고 보수층의 지지율도 빠졌다.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던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전직 의원들을 영입해 캠프를 보강하고 이 대표와 치맥 회동을 하는 등 국민의힘과의 접촉면 넓히기를 통해 국면 전환에 나섰다.

그러자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다. 한국리서치와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19%에 달했다. 전주 조사와 같았지만, 40~60대 지지율이 각각 12%, 22%, 35%로 올랐고 충청과 부산경남 지역의 지지율도 각각 20%, 25%로 올랐다.

이번 조사는 100% 무선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 반전의 모멘텀을 확보한 것이다. 제1야당의 현실적인 영향력을 체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7일 부산 서구의 한 식당을 방문,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있다. [부산사진공동취재단]


보수층의 후보 교체 여지 없애… 검찰도 입당하면 부담스러워

변수를 줄일 필요성도 있었다. 윤 전 총장이 밖에 머무는 동안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세 불리기에 나섰고 홍준표 의원도 보폭을 넓혀 나갔다.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1~2위를 달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격차가 7월초에만 해도 세 배 가까이 됐는데 7월말에는 두 배로 줄어들었다.

윤 전 총장이 계속 제3지대에 머무르면서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후에 야권후보 단일화에 나선다고 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았다. 이준석 대표 만나고 전직 의원 영입하면서 지지율이 약간 올랐다. 밖에 있는 것보다 당에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대선이 7개월 남았다. 보수층 입장에서는 지지율 1위 후보를 바꾸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입당 카드를 던지면서 그 변수를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가족의 사법 리스크다. 당장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장모에 대한 또 다른 재판이 오는 12일 열린다. 의정부지법은 이날 최 모씨의 통장잔고증명서 위조 혐의 사건을 심리할 예정인데, 이날 검찰의 구형이 이뤄질 수도 있다. 더 큰 리스크는 부인 관련 의혹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1년 넘게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불법 후원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사건 등을 수사 중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가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고 김씨 소환조사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입당으로 인해 가족 리스크 대응에 대한 당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됐고 검찰 수사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효과를 거뒀다.

엄 소장은 “장모가 한번 더 유죄를 받고 부인인 김씨가 소환조사를 받으면 입당 자체도 어그러지고 시너지 효과도 떨어졌을 것”이라며 “전격 입당에 사법리스크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검찰도 입당하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거다. 경선에 들어간 후보측을 조사하면 정치개입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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