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LG생활건강은 “피지오겔은 글로벌 기준 동일 품질로 생산 판매되고 있으나 고객들의 우려를 반영해 일본 사이타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데일리모이스처테라피(DMT) 바디로션 400㎖’(사진)를 지난주(이달 9일) 이후 국내에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본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일본 현지에서 판매되거나 북미에 수출된다. 이에 따라 국내 판매분은 종전과 같이 태국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에 들여온다.
문제는 지난해 6월 LG생활건강이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1900억원에 인수를 완료한 후 통합 작업 과정에서 불거졌다. 민감성 피부에도 안심하고 사용 가능해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피지오겔 DMT 바디로션 400㎖ 제조를 올해 1월부터 태국에서 일본으로 바꾼 것이다.
당장 “안전한 성분이 최대 자랑거리인데 방사능 위험이 있는 일본에서 제품을 만든다니 어불성설”이라며 네이버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지난 2019년 7월 시작된 일본과 무역분쟁 이후 일본산을 사지도 쓰지도 않는 노 재팬(No Japan) 캠페인 역시 한몫했다. 한 누리꾼은 “배신감이 든다. 대체품을 찾고 있다”고 했다.
LG생활건강 측은 “사이타마 공장은 일본 자회사인 긴자스테파니를 통해 2018년 인수한 현지 사업장”이라며 “화장품보다 더 관리 등급이 높은 의약부외품 인증을 받은 안전한 시설과 품질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생산될 때마다 매번 LG생활건강의 방사능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안심 품질 검증을 통과했다”고 강조했지만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설 연휴 기간 중인 지난 13일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으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5·6호기에서 물이 흘러 넘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안전 우려는 더욱 커졌다. 다만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피지오겔 생산지를 일본에서 태국으로 다시 바꾼 것은) 이번 지진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국내 여론을 고려해 설 명절 전 ‘원복’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