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껏 하세요”…秋에 호통친 정성호 SNS, ‘댓글 전쟁터’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정도껏 하세요”라고 호통을 쳤던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SNS에서 여당 극렬 지지자들로부터 악플을 비롯해 공격을 받고 있다. 이에 정 의원의 지지자들이 반박하고 나서면서 정 의원의 SNS는 댓글 전쟁터가 됐다.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16일 오전 정 의원의 페이스북을 살펴보면 여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추미애 장관의 대의를 위한 희생에 반의반이라도 따라가라”, “당신이 도대체 뭘 안다고 소리를 지르냐”, “검찰 개혁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찬물 끼얹지 마라”는 등 악플을 쏟아냈다.

또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사이임을 거론하며 비난하는 글들도 많았다. 일부 누리꾼은 “역시나 이재명 끄나풀이었다. 천지분간을 못 한다”, “이재명 지사와 각별하다던데 이후 당내 경선에서 (이 지사에게) 악영향 줄 우려 있다”는 등 비난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정 의원을 걱정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정 위원장을 향해 “문빠들의 악플 테러가 시작될 텐데 힘내시라”는 글을 남겼고, 복수의 정 의원 지지자들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소신 발언이었다”라며 지지를 보냈다.

또한 추 장관의 태도를 지적하며 “정 의원이 추 장관이 얼마나 답답하고 유치하다고 생각했으면 이랬겠냐” 라는 반응도 있었다.

앞서 지난 12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추 장관에게 “요즘 특별활동비 문제 때문에 아주 시끄럽다”며 “법무부 특활비중에서 직원 격려금으로 일괄적으로 지급된 금액이 있다고 들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질문을 끊고 자기 말을 시작했고, 박 의원은 “질문이 아직 안 끝났다”고 말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정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해 “질문을 다 들으신 다음에 질문에 답변해달라”며 주의를 줬다.

그러나 추 장관이 정 의원의 말도 끊고 “모욕적이거나 근거 없는 발언은 제지를 해달라”고 말했고, 정 의원은 “정도껏 해주세요. 좀. (모욕적인) 그런 질문은 없었다. 협조 좀 해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활한 의사 진행을 위해 딱 한마디 했더니 종일 피곤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추미애 장관이 지난 14일 자신을 향해 자신에게 “정도껏 하십시오”라고 말한 정성호 의원에게 “우리는 민주당 동지…너그러이 받아달라”며 공개편지를 썼다. (사진=추미애 장관 페이스북 글 캡처)

이후 지난 14일 오후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장문의 편지를 띄웠다.

추 장관은 “한마디 말로 온종일 피곤했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며 “예산 감시 활동을 조명받지 못하고 잡음만 조명돼 유감이라는 데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나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무부도 잘못이 있으면 지적을 받아야 하고 시정해야 하지만 뭉칫돈을 가져다 쓰는 대검에 가서 제대로 된 확인과 점검 대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법무부 (검찰)국장이 50만 원씩 나눠 가졌다는데 밝히라’고 담당국장을 세워놓고 11번이나 추궁했다”고 적었다.

추 장관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냐”며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