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새누리당 전략가 출신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까지 끌어안아 외연을 넓히겠다는 문 후보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전 장관이 새누리당 색채가 강해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에게서도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후보는 26일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에 윤 전 장관과 추미애 민주당 최고위원을 공동임명했다고 박영선 대선기획단 기획위원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기획위원은 “계층적으로 합리적 보수까지 껴안아 국민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문 후보의 노력의 일환”이라며 “지역주의, 지역구도에 입각한 ‘분열의 정치’를 ‘통합의 정치’로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윤 전 장관을 만나 “선거를 떠나 우리 사회의 통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며 원로로서 역할을 부탁드린다”며 캠프 합류를 요청했고, 윤 전 장관은 “문 후보의 살아온 길이 항상 공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지금 대한민국은 사사롭지 않은 헌신적인 사람 가운데 안정감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의를 수락했다고 박 기획위원이 전했다.
윤 전 장관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정무특보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2000년 16대 총선과 2002년 16대 대선에서 선거 전략통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나라당 ‘싱크탱크(두뇌집단)’인 여의도연구소장을 두 차례 지냈다. 지난 4·11 총선에서는 공천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등 새누리당 내에 합리적 보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법륜스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청춘콘서트’를 주도하는 등 한동안 ‘안철수 멘토’로 불리기도 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박근혜·안철수 후보 진영 모두에게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뿌리는 새누리당에 있고, 한편으로는 안 후보와 교감을 나눴던 분”이라며 “새누리당의 정서, 안 후보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이어서 경쟁에 있어 문 후보에게 많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