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트럼프, 알래스카 투자 결국 못 박아…美 “즉시 착공·5년 뒤 수출”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상윤 기자I 2026.10.01 08:10:16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내수용 가스관 넘어 2단계 LNG 수출시설 추진까지 기정사실화
러트닉 “500억달러 이상 투자…이제 사업 실행에 들어간다”
상업성 논란·구매계약 확보 문제남았지만…트럼프 강행 추진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측은 자금 조달 직후 파이프라인에 착공하고 약 5년 뒤 LNG 수출을 시작한다는 일정까지 제시했다.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가스를 공급하는 1단계 사업을 넘어, 상업성 논란이 이어지는 2단계 액화·수출시설 건설까지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팩트시트는 공개되지 않았다. 알래스카 투자 범위가 내수용 가스관에 한정되는지, 액화·수출시설까지 포함하는지와 각 단계의 상업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에너지 투자 발표 행사에서 “우리 행정부가 대한민국과 체결한 합의에 힘입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에 속하는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발표하게 됐다”며 “한국은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대상으로 텍사스의 대형 발전시설과 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마침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을 열거했다. 한국의 참여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검토 대상으로 소개하는 대신 한국이 투자하고 미국이 건설할 사업으로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그간 설명과 달리 알래스카 LNG 참여에 관한 추가 협의나 사업성 검토라는 단서가 붙지 않았다.

내수 가스관에서 수출시설까지…미국은 실행 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들은 50년 동안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을 이야기해왔다”며 “나는 어린 시절부터 ‘언젠가는 건설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마침내 이 모든 일을 해내고 있다”며 사업 추진을 자신의 성과로 내세웠다.

그는 “이 사업 하나만으로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사업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며,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엄청난 승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1만2000개의 건설 일자리와 1000개의 운영 일자리를 창출하고, 알래스카 가정의 에너지 비용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투자 규모와 실행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알래스카 LNG에 “500억달러를 조금 넘는 금액”을 투자한다며 “그동안 실현되지 못했고 모두가 이야기만 했지만, 대통령의 협상력과 무역합의가 결합하면서 이 사업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래스카를 바꾸고 지정학도 바꿀 것”이라며 “동남아시아 전역이 가스와 천연자원을 공급받기 위해 대통령과 미국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언 말미에는 “이제 사업 실행에 들어가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은 이날 알래스카 LNG를 “지난 50년 동안 건설된 에너지 인프라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래스카주를 획기적으로 바꿀 사업이지만, 미국이 태평양 연안에 LNG 수출터미널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은 미국에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제공하고 친구와 동맹국들에 대한 수출 능력을 확대하면서 알래스카에도 큰 성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알래스카 LNG를 지역 에너지 공급 사업을 넘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수출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이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새 행정부 출범 첫날부터 사업 건설을 주문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처음 집무실에서 대통령과 마주 앉았을 때 대통령이 이 사업을 꺼내며 ‘이 사업을 아나? 우리는 이것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도 “중동에서 일본까지 운송하려면 무사히 도착한다고 해도 거의 30일이 걸리지만, 앵커리지에서 도쿄까지는 8일”이라며 “한국에도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운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본·필리핀·대만 등을 거론하며 “모든 동맹국이 미국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과 수출 일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알래스카 LNG 사업의 주도 개발사인 글렌파른의 브렌던 듀발 최고경영자(CEO) 질의응답 과정에서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3년이 걸리며,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대로 즉시 착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뒤에는 알래스카에 저렴한 가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LNG 수출은 그로부터 약 2년 뒤 시작된다. 따라서 LNG 수출까지는 대략 5년”이라고 밝혔다.

LNG 수출은 내수용 가스관 사업과 구분되는 별도 단계로 이뤄진다. 개발사 글렌파른은 알래스카 LNG를 재무적으로 독립된 두 단계로 개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1단계는 북부 노스슬로프의 가스를 알래스카 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가스관 건설이다. 2단계는 남부 니키스키에 LNG 액화시설과 관련 인프라를 추가해 해외 수출을 가능하게 하는 사업이다.

라이트 장관의 ‘5년 뒤 수출’이라는 설명은 가스관 건설에 그치지 않고 액화·수출시설까지 추진한다는 전제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의 투자 대상으로 알래스카 사업을 제시한 데 이어, 미국은 해외 판매를 통한 수익 확보가 필요한 2단계 사업의 일정까지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래스카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 문제는 남아있다는 게 변수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장거리 가스관과 대규모 신규 시설을 건설해야 해 초기 투자비가 크고 공사비 초과 위험도 상당하고, LNG 업계에서 상업성에 대한 회의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 구매계약 확보도 과제다. 현재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사는 연간 1300만t 규모의 구매 합의를 확보했지만, 자금 조달을 위해 추가로 300만t의 구매 물량을 확보하고 기존 합의를 구속력 있는 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출 개시 시점을 제시했다고 해서 판매 물량과 금융 조달 조건까지 충족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오른쪽)의 발언을 들으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오른쪽)의 발언을 들으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AFP)
원전 8기도 건설 지역 공개…관세 합의와 사업 추진 연결

미국은 원전 투자 계획도 구체화했다. 러트닉 장관은 신규 원전 8기에 본사업비 1000억달러와 예비비 200억달러를 합쳐 1200억달러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건설 예정지로는 오하이오·테네시·사우스캐롤라이나·켄터키를 열거했다.

그는 “우리는 원자력 공급망을 구축하고 세계에 원자력을 수출하는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며 “이는 대통령이 행정명령에서 말한 그대로이고, 우리는 오늘 그것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에는 22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6.5기가와트(GW)급 가스화력발전소를 건설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트닉 장관은 이들 사업을 한국에 대한 관세 인하와 연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합의에 따라 한국은 수천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며 “그 대가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췄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 역시 “관세는 15%이고 투자는 2000억달러”라며 무역합의가 사업 추진을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