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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자정부법 개정에 따라 국토부가 HIS(Housing Information System)와 세움터(건축행정정보시스템)를 직접 연계하는 방식에서 ‘국가기준데이터 경유 연계방식’으로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정비사업 코드가 누락돼 지난해 주택 공급실적이 과소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통계에서 빠진 주택은 인허가·착공·준공 상태인 가구를 포함해 총 19만2859호이다. 이는 분당(9만8000가구)과 일산(6만9000가구)등 대형 신도시 2~3곳과 맞먹는 규모이다. 지난 1월 이 사실을 발견한 국토부는 자체 전수점검에 착수해 통계를 정정했다. 연간 공급 통계 전체가 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재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은 국토부가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대규모 공급대책을 발표했음에도 기존 정책을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임 위원은 “(정부는)국토부가 과소집계한 통계를 근거로 삼아 수도권 신규택지를 발표하고, 3기 신도시 물량 확대 등을 담은 두 번의 대규모 공급대책을 발표했다”며 “이런 공급대책에 문제가 없는지, 공급과잉을 초래할 가능성은 없는지 세심히 살펴봐야 하는데 기존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국토부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토부 관계자는 통계누락과 관련해 “통계를 바로 잡아도 사실 작년 공급 실적 자체가 예년에 비해 많이 좀 모자란 상황이다”며 “공급확대 기조는 똑같고, 그 차이를 반영해도 정책 기조가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오류 인지 후 발표까지 3개월이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통계 확인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며 “확인해야 할 데이터가 많고, 통계가 누락된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익감사청구에 참여한 서성민 변호사는 “국토부통계관리규정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통계책임관은 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자료의 정확성과 시의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입력된 데이터베이스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누락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토부가 주택건설의 실적 누락을 지난 1월 인지했음에도 총선 이후인 4월 30일에 이 사실을 발표하고 정정한 것은 훈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 장관과 주택토지실장이 누락된 통계를 근거로 발언한 것은 중대한 통계오류를 보고받지 못했거나 이를 파악했음에도 의도적으로 잘못된 통계를 인용한 것이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참여연대는 감사원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공익감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