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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경제성장률 -1.4%..'코로나發 경제쇼크' 막 올랐다

김혜미 기자I 2020.04.23 11:47:26

1분기 GDP, 2008년 4분기 -3.3% 이후 최저치
민간 성장기여도 큰 폭↓..정부기여도는 플러스
3월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본격화..2분기 우려↑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분기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집행을 확대했지만 민간소비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2분기에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코로나19 본격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이 향후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성장기여도 큰 폭 하락..정부는 소폭 플러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 실질 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1.4% 감소했다. 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1분기 -0.4%를 기록한 이후 4분기 만으로, 지난 2008년 4분기 -3.3% 이후 최저치다.

이는 절대적인 수치 또는 그동안 한국 경제의 성장 패턴과 비교하면 악화했다고 볼 수 있지만, 주요국 1분기 GDP에 비해서는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6.8%, 전기대비 -9.8%를 기록했으며 프랑스는 -6%로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다.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가 큰 폭 하락했지만 정부 기여도가 플러스를 유지한 영향이 컸다. 1분기 민간소비는 -6.4% 감소하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최대낙폭을 기록했다.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0.4%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대폭 하락했다. 1분기 정부소비는 0.9% 증가했는데,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1.0%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부문 성장기여도가 1분기에도 플러스를 유지한 것은 재정집행 확대 영향”이라면서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한 정부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갔고, 정부투자도 전분기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0%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계절조정). 한은 제공
지출항목별로는 건설투자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0.2% 늘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 2.0% 감소했으며 수입은 원유를 비롯한 광산품, 자동차 등이 줄어 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1.8% 감소했고, 서비스업이 2.0% 줄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5.7% 증가했으며 건설업은 0.3% 성장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소득은 전기대비 0.6% 감소했다. 실질GDI가 마이너스를 나타낸다는 것은 수출물가가 수입물가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뜻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들어 구매력이 약화됐다는 의미다.

◇2분기 코로나 영향 더 확대될 듯..정부 역할해야

문제는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이 3월부터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3월 들어 미국 등 전세계 성장세가 크게 악화됨에 따라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4월1~20일까지 수출증가율은 -27%를 나타내며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1.4%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경제성장률이 1%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올 2~4분기 경제성장률이 평균 0.6~0.7% 정도를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2분기 수출이 더 악화되고 있고, 3분기부터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본다면 0%대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5월28일 한은이 발표할 수정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추가 하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 전망치는 2.1%였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1%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IMF(국제통화기금)은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박 국장은 “코로나19로 앞으로 성장이 계속 낮아질 우려가 있으므로 정부가 최대한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여러가지 대책으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맷집을 기른다면 세계경제 개선과 함께 한국 경제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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