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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의 체감온도는 35도에 육박,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하지만 쿠팡 노동자들은 “물류센터의 고생을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무겁다”며 “제대로 된 휴식권을 보장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민병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지부장은 “지난 2분기 쿠팡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는 찜통 같은 더위를 뚫고 일하는 물류 노동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고 주장했다. 민 지부장은 “노사정 합의로 이끌어낸 ‘택배 없는 날’까지 무시했다는 것은 쿠팡이 독점 업체가 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20년부터 광복절을 앞둔 8월 14일은 ‘택배 없는 날’로, 정부와 택배업계는 휴식권 보장에 합의했다. 그러나 택배사가 아닌 자체 배송망을 갖춘 쿠팡은 4년째 이에 불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쿠팡 노동자들은 이번 ‘징검다리 연휴’에 물량이 한꺼번에 쿠팡으로 집중됨에 따라 휴식권이 침해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와중 충분한 휴식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현행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경우 매시간 10분, 35도 이상일 경우 15분씩의 휴게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는 쿠팡이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지난 10일 실무교섭 이후에도 추가 휴게시간 보장이 약속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지난 2일에는 가이드라인대로 휴식 시간을 갖는 ‘준법 투쟁’도 이어오고 있다.
여름마다 폭염이 이어지고, ‘이상 고온’이 계속되는 만큼 사측도 이에 맞춘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영국 쿠팡대책위원회 대표는 “35도는 물론, 40도도 우스운 폭염 속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기계도 기온이 높은 날이면 운행을 정지하는데, 인간이 어떻게 이 날씨에 9~10시간을 일할 수 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권 대표는 “사람이 죽고 나서야 문제를 인식해서는 안된다. 쉬는 날에는 쉬고,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현장에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포함, 이백윤 노동당 부대표 등 정계 인사들도 참석해 연대 의사를 표했다. 류 의원은 “폭염이 지나면 물량이 몰리는 추석이 오고, 추석 후에는 혹한이 오며 또 설날 물량 폭주가 시작된다”며 “계속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데 경영진은 왜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 국회 역시 현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