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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의 지역화폐인 ‘온통대전’이 내년부터 사실상 폐지될 전망이다. 대전시가 내년도 본예산안에 온통대전과 관련된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택구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10일 7조 5401억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안을 발표했다. 이 예산안에 따르면 온통대전 사용에 따른 환급금(캐시백) 등 운영자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대전시는 올해 본예산에 온통대전 환급금 등 운영자금으로 1090억원을 편성했다.
이에 앞서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7월 취임과 동시에 “온통대전 운영 예산은 연간 2500억원으로 4년이면 1조에 달한다”면서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위주로 설계된 지역화폐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그간 10%를 지급했던 온통대전 캐시백 적립률을 8월부터 5%로 축소했고, 월 충전 한도도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택구 행정부시장은 “정부 예산안에 지역화폐 예산이 포함되지 않은 영향”이라며 “국회 예산 심의 단계에서 관련 예산이 세워지면, 대전시도 추가 편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상공인과 보육·청년·사회적 약자 등을 위한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1280억원 가량 증액했다.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35개 사업에 753억원을 배정했고, 청년정책 사업에 425억원을 편성했다. 사회적 약자 지원사업에는 1조 7904억원이 반영됐다. 민선8기 주요 공약사업인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에 400억원, 대전역 0시 축제에 30억원 등이 투입된다.
내년 지방채 발행 예정액은 2510억원으로 올해의 3239억원보다 25%가량 줄었다. 대전시는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방세 수입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판단, 5개 자치구 지원 교부금(4194억원)을 올해보다 440억원 줄였다. 이 부시장은 “고물가, 고금리 추세 속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입는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을 위해서라도 긴축 재정을 통한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면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인,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서민 부담 경감에 중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산안은 시의회 의결을 거쳐 내달 16일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