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체장 곧 2m", 서울대공원 보낸 투르크 국견 어디로

장영락 기자I 2025.04.09 10:59:43

지난해 투르크메니스탄서 대형견 2마리 선물
서울대공원이 위탁받아 사육 중
대통령 파면되며 대통령기록물화, 관련법 미개정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대공원에 위탁했던 투르크메니스탄 국견 알라바이 2마리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면서 향후 사육 문제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9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중앙아시아 순방에서 선물로 받은 투르크메니스탄 국견 알라바이 2마리 ‘해피’와 ‘조이’는 지난해 11월부터 경기 과천 있는 대공원 동물원 내 견사에서 생활 중이다.

지난해 6월 한국 도착 당시 생후 40일 정도였던 해피와 조이는 5개월 정도 관저에서 살면서 몸 길이 170cm, 체중 40kg을 넘겼다.

알라바이는 최대 몸무게가 90~100kg까지 나가는 대형종으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양과 염소를 지키는 사역견으로 활용해왔다. 서울대공원에서는 한두달 뒤 두 개체 몸 길이가 2m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종인만큼 사육 비용이 적지 않은 상황인데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두 개체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향후 사육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직무 중 받은 선물은 동물, 식물종 종 모두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며,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한다. 그러나 동식물을 대통령기록관에서 키울수는 없고 관련 규정도 없어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때도 선물로 받은 동물들의 처분이 문제가 됐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한테서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관저에서 계속 키우다 퇴임 후 사저로 데려가 계속 키웠다. 대통령기록관과 대통령비서실이 250만원 규모 예산을 쓰는 위탁 관리 협약을 추진했으나 행정안전부와 법제처가 대통령기록물의 외부 반출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해 두 개체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했다.

이를 두고 당시 키우던 개를 파양했다는 주장이 나와 한동안 보수 지지층에서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구실로 삼기도 했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대선 과정에서 애견인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던 윤 전 대통령도 “주인이 개를 계속 키워야한다”며 여론에 한마디를 보탠 바 있다.

대통령 기록관은 이후 대여 형식으로 풍산개 두 마리를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에 보냈다. 반환 요구가 없는 한 두 개체는 이곳에서 계속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동식물의 대통령기록물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국회에서 법률 개정안이 제출됐으나 아직 통과되지 못한 상태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돼, 서울대공원은 사실상 법적 근거 없이 알라바이 2마리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도 위탁을 계속할지에 대한 언질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