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잡아라”…쌀 가격 폭등에 日, 도난사고 잇달아

8월 27일 도쿄 한 슈퍼마켓에 쌀의 공급이 불안정하게 돼 한 가족당 1개씩만 쌀을 살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쌀 가격 폭등에 시름하고 있는 일본이 쌀 도난 경보령을 내렸다.

23일 닛케이MJ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인 쌀 생산지인 니가타현 조에쓰 지방에서 쌀을 생산하는 60대 남성은 오두막에 뒀던 현미 90kg이 도난당한 것을 알고 지난 10일 경찰에 신고했다. 도난당한 것은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고시히카리로 9일 저녁까지만 해도 오두막에 있었다고 한다. 교토부에도 쌀 도난 사건이 다수 확인됐다.

쌀 도난 사건이 늘어나자 산지에서는 경계가 강해지고 있다. 일본 종합농협(JA)이세는 지난 8월 23일 곡물 대형창고에 쌀을 옮기러 온 생산자에게 “쌀 도난에 주의!”라고 적혀진 전단지를 배포해 주의를 당부했다. 이 JA는 지점을 비롯해 관내 70여곳에서도 포스터를 붙였다. 담당자는 “과거 쌀 가격이 상승하면 도난사고가 증가해 선제적인 주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관내에서 도난 미수 사건이 확인된 JA레이크시가 담당자 역시 “쌀 부족 상황에서 피해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경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가뭄으로 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겹치며 유례없는 쌀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2024년은 작황이 정상적으로 햅쌀이 출하됐지만 전국 슈퍼미켓의 판매 정보를 모은 닛케이 판매시점 정보관리(POS)에 따르면, 2024년 햅쌀은 전년동기 23년 햅쌀보다 40~90% 가격이 비쌌다.

과일 수확철이 되면서 서리도 기승이다. 이바라키현에 따르면 2021년 가장 피해가 많은 것은 포도이다.

현지에서는 IT기술을 활용해 도난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복숭아와 포도 산지인 야마나시현 남알프시의 JA남알프스시는 센서 3대를 조합한 도난방지 시스템을 생산자에게 유료로 대출하고 있다. 센서가 수상한 사람의 침입을 열로 감지하면 빨간색 램프가 들어오는 동시에 90데시벨의 알람이 발생하는 구조다. 생산자에게 침입을 알리는 문자도 자동 발송한다. 야마나시현 야나나시시에서는 2023년부터 서치라이트나 적외선 센서 등을 탑재한 드론을 야간 순찰시키고 있다.